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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월 김혜숙 Jun 16. 2024

선유도

군산 ㅡ신시도

오래전 당신이 먼저 살다 가셨다는

장자도 구름다리 돌아 근거리 선유도

유람선은 등대 허리 감싸고 이미 이별의

노래를 두고 가심을 알았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섬
파도 손을 잡아다 등대에 매어 두고
당신이 기다려 줄 곳이라 여기며
모래사장에서 목전까지 차오르는
원인 모를 그리움으로 작고 큰 섬까지
밀려갔다 포말을 긋고 올 때까지

뻘뻘 기며 설레는 맨발

선유도 바닷가 모래밭에
당신 이름만 석자 묻어두며
나는 작디작은 소리로
당신의 미완성곡에 가사를
붙여 부르다가 간혹 갈매기
따라나선 음률이 되돌아올 때
존재를 숨긴 곡조로 털썩
주저앉아 괜히 울먹였습니다

망주봉 올라선 쌍봉 꼭대기

마주보는 선유봉
휘돌아 모래밭에 머리 맞댄 한 쌍
다닥다닥 굴밭에 앉아
바쁜 고개 올리고 내리는 갈매기
사랑 한입 간절 한입
금방 터질 듯 부푼 뭉게구름

선유도는 인연 없는 나와 당신이 언젠가

우연처럼 만나 서로 그리움을 맞대고

뜨겁게 끌어안아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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