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불과 10분 거리 내에 조선 후기 정조대왕 때(1795년, 정조 19) 농사를 위해 만든 저수지가 있다. 지금은 '만석공원'으로 불린다. 이곳은 오리가 떼 지어 다니고,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고,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빛나는 호수를 바라볼 수 있다. 공원 주변을 걷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소심해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힘을 주는 곳이다. 특히, 주말 아침에 걷다 보면 초록색이 주는 안정감과 호수 물이 잔잔하게 흔들리는 모습, 그 위로 비치는 햇살이 평온함을 준다.
나무, 물, 바람, 인공 구조물 등은 그대로 자기 위치에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것을 보는 마음은 매번 다르다는 걸 느낀다. 계절의 변화, 날씨, 온도 등에 따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은 내 마음에 따라 다르다. '계절이 바뀌었으니깐 그런 거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는 것도, '나무들은 매일 다른 옷을 입고 나를 반기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르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때는 아이들의 투정을 부리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행복하지만, 어느 때는 화가 나기도 하고, 미울 때도 있다. 아내가 옆에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도, 핀잔을 주는 모습에 화가 나는 것도 그걸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이다. 집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많은 물건에 답답함을 느끼는 것도 나의 마음이고, '쓸모 있는 물건 들이고, 이만하면 잘 정돈되어 있어'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나의 마음이다.
일터에서 팀원에게 기대하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어느 때는 다양한 일들을 시기적절하게 맞춰 슬기롭게 처리하는 팀원의 모습에 감사한 마음이 들지만, 어느 때는 일을 제 때 하지 못하는 일 처리에 미운 마음이 들기도 하다. 자기 특성대로 그 자리에서 묵묵히 일할 뿐인데, 내 마음에 따라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물이든 사람이든 자연이든 모두 그 자리에 자신만의 고유함으로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있지만 내 마음 상태에 따라 같은 것도 다르게 보인다.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책들을 보면서 책이 주는 따뜻함에 행복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지저분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모든 건 내 마음에 달려있다. 내 마음에 따라 쓸모가 있는 것도 쓸모가 없는 것으로 보일 때가 있다.
사람들이 나를 나쁘게 생각할까 두려워하는 마음도 내 마음이다. 어떤 사람이 나쁘게 평가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설사 나쁜 의도로 말했다고 할지라도 그 건 그 사람의 생각일 뿐이다. 오히려 나를 나쁘게 평가하는 부정적인 요인을 활용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지하고 응원할 거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내게 오는 자극을 어떻게 받아 드릴 지에 달려 있다. 타인이 하는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더 높고, 깊은 삶을 살기 위한 밑거름으로 만드는 힘이 필요하다.
타인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마음, 빛나는 태양 아래 비치는 물결의 모습에 감사함을 느끼는 마음, 가까운 사람에게 고마움을 찾는 마음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에 달려있다. 매 순간 풍요롭고, 따뜻하며,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가까이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넉넉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내 마음이 풍요로워야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