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니 참 어리다고 느껴지는 글. 정돈되지 않아 공개하기에는 부끄럽지 않나했지만 지금은 없는 생기와 에너지가 느껴지는 것 같아 필요한 누군가에게 닿을수도 있겠다하여 공개해봅니다.
오늘 보았던 리움미술관의 한 특별한 작품을 기억해봅니다. 앞에 서면 수 백개의 빛나는 구슬 안에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반짝이는 구슬들이 별처럼 보여 잠시 우주안에 있는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내가 움직이면 우주 속 나도 움직입니다. 작품의 제목이 참 재미있습니다. '당신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
당신은 계획적인 사람인가요? 저는 주변으로부터 계획적이라는 말을 듣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계획적이라기보다는 걱정이 많은 사람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실패하는 게 무서워서 플랜A와 플랜B 그리고 그 모든 게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를 대비한 플랜C도 준비해둡니다. 그렇다보니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대비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것이 정말 싫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에 교환학생을 가게 되며 이런 제가 조금 바뀌게 되었습니다. 예측을 해도 예측이 안되는게 많다는걸 느꼈습니다. 예측이 안되다보니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며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해결해나가다보니 그런 추억들이 쌓여 예측 불가능이 내가 해결해야할 문제가 아니라 인생을 좀 더 재미있고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일로 조차 생각되었습니다. 보드게임으로 치자면 찬스카드, 보너스카드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당장보면 의미없어 보이지만 게임 속에 남아서 나의 든든한 비장의 카드가 되어주는!
자주 걱정하는 저에게 한 독일친구가 이야기 했습니다 nothing인 것을 keep thinking하면 something이 된다. 사실 예측불가능이 아닌 제 안에 다른 것이 문제였던 듯 합니다. 생각해보면 예측불가능한 무언가를 마주쳤을 때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람은 결국 우연적인 요소에 의미를 담게 되나봅니다. 예측 불가능하기에 소중해 지는 일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한번밖에 없는 인생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고 마음의 소리에 따라서 내 심장의 리듬에 따라서 살아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렇게해서 망하면 어떻게되지가 아니라 망해도 괜찮다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착실하게 살아온 것에 대한 보답으로 어떤 나라에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굶어 죽지는 않을 여러가지 능력과 지식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앞으로는 좀 예측불가능하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또 제가 엊나가 봤자 얼마나 엊나가겠습니까. 어쨌든…지금의 저는 예측 불가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이성에 따라 살고 있지만 내 마음속을 두들기는 무언가가 찾아온다면 과감하게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예측 불가능하기에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