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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벌멘토 배군 Nov 20. 2022

08. 학생의 성향 파악하기 - 1

'지식 습득'과 '일정 관리' 방식

오랫동안 해외유학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 하더라고 익숙하지 않은 현지 사정과 결정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막상 추려진 선택지를 앞에 놓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호주를 예로 들면, 국제적으로 ‘명문’이라고 평가받는 대학의 수가 미국에 비해 적을 뿐만 아니라, 아이러니하게 한국과 비슷하게 학생의 성적에 맞춰 진학할 수 있는 대학과 학과가 대부분 정해저 버리는 게 현지의 현실입니다. 물론 한국보다 입시전쟁은 덜 하겠지만, 생각 이상으로 현지에서도 (주로 대도시, 이민가정의) 아이들이 보습학원, 개인과외 등의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졸업한 대학의 타이틀이 이후 취업시장과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아이가 유학기간 동안 몇 년을 (길게는 4~5년 이상) 보내게 될 학교와 주변 환경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작 학교는 좋지만 그 주변 환경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면 예상 못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년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길어야 하루 7시간입니다. 즉 유학생활의 많은 시간은 학교가 아닌 외부 환경에 노출되어 생활해야 하는데, 이 주변 환경 또한 학생의 성향과 맞아야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내 아이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그나마 제일 적합한 학교와 환경을 선택해야 성공적인 유학생활이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 성향은 추후 대학 전공을 결정할 때나 직업 선택에도 영항을 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렇게 고민한 후에도 결국은 감성적인 결정을 하게 되겠지만 그래도 그래야 합니다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행동유형 중 첫 번째 - 학습과 일정관리. (주의: 필자는 행동심리학 등을 전공한 전문가는 아니며, 철저히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낸 내용임을 강조합니다.)


아이가 무엇을 배워나가는 과정을 한번 가만히 관찰해 보면, 혼자 진득하게 본인의 페이스로 지식을 습득하는 아이가 있고, 반대로 일대 다수의 '집단 학습'이나 '그룹'으로 교육이 진행되었을 때 더 효과가 좋은 아이가 있습니다.  성향 파악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질문을 토대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1. 개인과제에 더 좋은 성과를 얻는가, 그룹과제에 더 좋은 성과를 얻는가? 문제나 질문이 발생했을 때 혼자 파고드는 스타일인가, 남에게 의지해서라도 빠르게 답을 원하는 스타일인가?


학습 중 의문점이 발생했을 때 혼자서 계속 파고들면서 답을 찾아가는 성향인지, 주변에 도움을 먼저 구하는 성향인지 한번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인내심의 차이일 수도 있고, 사교적인 성향이 다르기 때문 일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모른다는 것을 빨리 인정,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액션이 빠른 학생들은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바로 주위의 도움을 구하는 반면, 본인이 모르는 부분을 어떻게 해서든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아이가 '집단 학습형' 또는 '주위 요청형'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주변에서 즉각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예를 들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서 조금 더 개인적인 관심이 제공 가능한 학교 또는 여러 학교들이 밀집해 있어 보습학원들이 주변에 많은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해결하려는 인내심이 없거나, 바로 문제를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향인데 주위에 도움을 청할 리소스가 없는 환경이라면 의문점은 해결되지 못 한채 쌓여만 가고 멀지 않아 학업의지가 꺾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데 스스럼이 없고,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이용하는 성향이라면 규모가 좀 있더라도 지방에 위치한 학교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큰 학교들은 학생수 대비 교사 비율이 높아서 불리할 수 있지만, 유학생이 상대적으로 없고 아이가 적극적이라면 괜찮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이가 호흡을 길게 가지고 스스로 먼저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 학습형'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학교에서 소수그룹이나 학생 개개인에 대한 밀착관리를 제공받지 못하더라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은 타이트하게 짜여있는 보습학원이나 그룹과외에서는 상대적으로 동기부여를 못 받을 수 있습니다.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과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만 주어진다면, 알아서 어느 정도까지는 실력을 끌어올릴 타입입니다. 다만, 본인이 충분히 고민해도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서 지적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좀 더 수준 높은 맞춤형 개인과외나 지원이 가능한 대도시, 또는 주변에 대학교가 있는 학원도시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2. 아이 스스로 계획에 맞춰 생활하는 스타일인가, 초치기의 달인인가?


아이가 주어진 과제나 일정이 있다면 (부모의 잔소리나 독촉 등이 없이) 스스로 일정에 따라 움직일 정도의 훈련과 의지가 있는 '자율 생활형' 학생인지, 혼자서 두면 죽도 밥도 안되기 때문에 스파르타식의 관리가 필요한 '밀착관리 필요형' 학생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해봐야 합니다. 엄마가 매 시간마다 엉덩이를 때려가면서 일정을 알려주어야 그나마 일정이 소화되는 아이가 있는 반면, 본인이 알아서 주어진 시간표를 봐가면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기 있습니다. 학습보다는 생활에 대한 성향이기 때문에 어느 성향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거라고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율 생활형‘의 아이라면 홀로 유학을 보내도 안심할 수 있지만, '밀착관리 필요형'이라면 아무래도 그런 관리가 가능한 환경을 찾아 주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를 낯선 환경에 떨어트려 놓으면서 알아서 잘할 거라고 믿고, 물론 결과적으로 아이가 스스로 주어진 환경 내에서 변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성향이 확실하게 보이는데 준비를 안 해주는 것은 아무래도 실패할 가능성을 높이는 리스크입니다.


그리고 이 성향에 따라 결과적으로 갈리는 '학습태도'를 얘기할 수 있습니다. 학사일정에 맞춰 학기 중에 진도관리를 스스로 하면서 학습이 되었기 때문에 시험기간에는 별도의 시험 준비가 필요 없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학기 중에는 집중력이 좀 떨어지지만 시험을 앞두고는 단기간에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초고도의 집중력으로 좋은 시험성적을 얻어내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의 성향이 '자율 생활형'이라 한다면 주변 아이들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을 규모가 좀 큰 학교라도 괜찮겠지만 만약 후자의 '밀착관리형'이라고 파악된다면, 조금 더 타이트하게 학생의 생활과 학사관리를 해줄 수 있는 (천주교 계열의 등) 소규모의 사립학교 또는 군사훈련이 교과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학교 등을 고민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있다가도 시간이 되면 스스로 일어나 다음 할 일을 하는 아이라면 교수당 학생 비율이 높은 대형 학교나, 현지 가디언이 없는 기숙사 생활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의 스스로 유학의 결과를 만들어 내겠지만, 반대의 성향이라면 한번 관리에서 벗어나거나 학업의 흐름을 놓치는 순간 목표하는 유학의 결과물에서 방향성이 멀어질 수 있기에 부모나 현지 가디언을 통해서라도 밀착관리를 제공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기숙사, 출결석 운영방침 등도 학교별로 상이합니다. 한국에서라면 아침에 늦잠을 자면 부모가 어떻게 해서든 깨울 수 있겠지만, 머나먼 땅에 홀로 떨어져 있는 아이를 그렇게 세심하게 신경 써 줄 사람은 없습니다.




결론. 아이의 학습과 생활 성향에 맞춰서 지역 고려하기 (추가로 전공까지...)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 따라 학생들의 배경과 인종 분포가 천차만별로 다르고, 학부모들의 성향이 어떤지, 급하게 필요시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모임 등이 있는지 분위기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학교가 위치한 지역이 전통적으로 현지 학생들과 현지인들로 구성된 학교라면, 아무래도 이민자와 유학생들에게 배타적인 분위기일 수 있기에 아이와 부모가 처음 적응하는데 필요한 주변의 도움이 아쉬울 수 있는 반면, 이민자와 유학생들이 어느 정도 포진되어 있는 지역이라면 아무래도 같은 나라 출신들 학생과 부모끼리 모임들이 활성화되어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고, 확정 지어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이민자들의 유입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외국에서 온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분위기가 지역 전체에 자리 잡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현지 사정을 알아보려고 눈과 귀를 열어두고 조사해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위에 언급된 기본적인 질문을 바탕으로, 부모는 자녀의 성향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 보고 적합한 규모, 지역, 그리고 학교의 특성을 검토해줘야 아이의 유학생활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집니다. 각 학년이 100명 이하인 학교와 300명 이상인 학교는 당연히 학교의 분위기, 주변 환경, 학교시설, 학생들의 행동이 다릅니다. 그리고 그 100명 중 현지인이 대부분인지, 이민자 자녀들이 대다수인지에 따라 또 다릅니다.  


또한 이런 성향들은 대학에 진학해서 전공과목 선택 시에도 한번 적용해볼 만합니다. 혼자 공부하고 스스로 학사일정을 관리가 가능한 '자율 학습형'과 '자율 생활형' 에게 적합한 전공과목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문학, 언어, 심리학 등의 문과 전공은 독해력만 받쳐준다면 이때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학기 내 많은 양의 전공 관련 원서를 읽은 후 본인의 것으로 소화, 어떻게 재해석하느냐가 관건인 전공들입니다. 반대로, 수학, 공학 등의 이과 과목들은 이해가 안 되는 어려운 개념은 독학으로 스스로 깨우치기는 쉽지 않기에 외부적인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런데 학생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지 않는 성향이라면 아무래도 불리합니다. 대부분 대학의 필수 과목들은 대규모 (200명 이상) 수업이기 때문에 교수가 수업 중 학생들의 질문을 다 소화하기 힘듭니다, 그렇기에 매주 한두 시간씩 과목별로 조교들이 study session을 운영합니다. 물론 이 제한된 시간도 제대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적극적으로 도움을 찾아다니는 성향이라면 그나마 이 시간을 활용하거나, 사교성이 좋은 아이라면 성적이 좋은 동기에게 딱 붙어 도움을 요청하겠지만, 이도 저도 하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미국 대학의 빠른 진도를 제대로 따라가기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회에서 계속해서 동기부여를 얻는 방식, 그룹 또는 조별과제를 수행하는 방식,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 방식 등에 따른 다른 성향을 계속 얘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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