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에도 바차타는 다소 저속하고 원색적이어서 TV와 라디오 등의 매체를 타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여겨졌지만 그 인기는 부인될 수가 없었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 내에서 대중의 요구로 더 많은 라디오 방송국에서 바차타 음악을 방송하기 시작했고, 음악 연주자들도 TV에서도 조금씩 연주를 할 수 있었고, 댄스홀에서도 많이 연주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바차타 음악의 템포가 증가했고, 기타연주가 더 간명하고 효과적으로 되었으며, 노래에서도 교창(Call and response) 형식이 증가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주목할 만한 변화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전통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었던 음악장르인 메렝게(Merengue)가 바차타 음악의 발전에 영향을 준 점입니다. 바차타 스타일 메렝게(기타 메렝게)도 또한 바차타 음악 레퍼토리에서 점점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블라스 두란'(BLAS DURÁN)은 현대 바차타 음악의 아버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1986년에 바차타 음악 역사상 처음으로 전기기타를 사용하여 바차타 곡을 녹음하였기 때문입니다. 메렝게 음악의 영향을 받아 전기기타를 사용하여 반복적인 리듬의 멜로디를 연주하는 것을 바차타에 사용한 것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왔고(이러한 반복적 리듬은 춤추기에도 더 좋았음), 이전까지 바차타 음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음악산업이 바차타 음악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마인드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블라스 두란은 바차타 음악이 침체기를 맞았던 1970년대에 돈을 벌기 위해서 메렝게 오케스트라에서 활동을 하면서 생활하였는데, 당시 메렝게 음악의 경험이 그의 1980년대 중반 이후 바차타 음악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전기기타를 바차타 음악에 도입하고, 마라카스를 귀라(Güira)로 교체하여 이전의 볼레로 스타일의 바차타 음악에서 메렝게 스타일의 요소를 더 갖추도록 하였습니다. 바차타 음악에서 그의 혁신적인 변화는 1990년대에 '안또니 산또스'(Antony Santos), '루이스 바르가스'(Luis Vargas)와 같은 젊은 바차타 스타 가수들의 음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이후 '아벤투라'(Aventura)등과 같은 현대 바차타 음악에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전기기타가 처음으로 사용되어1986년에 녹음된 바차타 곡인 그의 '무헤레스 엠브라스'(Mujeres hembras)를 들어 보겠습니다. 현대 바차타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전기기타에 의한 그루브와는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그의 음악이 바차타 음악의 후배들에게 끼친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중매체와 음악산업은 이러한 바차타 음악의 혁신적 변화와 증가하고 있는 대중의 인기를 알아 차렸고, 새로운 스타급 가수들을 만들어 바차타 음악을 차세대 인기 대중음악산업으로 탄생시키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블라스 두란의 음악은 혁신적이었지만 그의 노래 가사는 더 폭 넓은 대중적 인기를 얻기에는 거친 면이 있었습니다. 바차타 음악이 언론과 음악산업으로부터 외면 당했던 시절에 어쩌면 자생적으로 생긴 야인(野人)적 특성이었을테지만, 바차타 음악의 상업적 성공과 국제화를 위해서는 더 로맨틱한 그루브와 가사내용을 담은 바차타 곡을 부를 수 있는 젊은 스타 가수들을 만들어 낼 계획을 가지게 됩니다.
2. 바차타 음악의 현대화, 스타급 가수의 등장, 국제적 인지도 상승(1990년대)
1990년대 초기에는 바타차 음악의 사운드는 더 현대화되었으며, 바차타 무대는 두 명의 젊은 스타 가수에 의해 지배되었습니다. '루이스 바르가스'(Luis Vargas)와 '안또니 산또스'(Antony Santos)였으며, 그들은 수많은 바차타 메렝게 스타일 음악을 만들어 내었고, 이후 다른 수많은 가수들이 이러한 스타덤에 합류하여 라틴팝의 한 장르로서 바차타를 확실하게 이미지 브랜딩 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이전 선배 가수들이 활약하던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히스페닉 댄스홀에서 틀어 주는 음악장르의 하나로서 바차타가 확실히 자리매김을 하며, 이러한 경향은 국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바차타 악기구성도 전통 바차타에서 사용하던 나일론 줄의 스페니시 기타, 마라카스에서 벗어나서 금속 줄의 전기기타, 귀라 등의 모던 바차타 구성으로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1994년에 나온 '루이스 바르가스'의 '로꼬 데 아모르'(Loco de Amor)를 먼저 들어 보겠습니다.
다음은 '안또니 산또스'의 음악을 들어 보겠습니다. 그는 현대, 일렉트릭 바차타(Electric Bachata)의 진화에 있어서 아주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바차타가 현대화되면서, 기타 솔로 연주자는 '맘보'(Mambo)라고 하는 반복되는 리듬적 멜로디를 바차타 음악에 가져 왔습니다. 이러한 기타 연주는 바차타의 특징적인 그루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바차타는 춤을 위한 음악이었습니다. 옛날 바차타 음악은 느리게 춤을 춰야 했던 반면에, 맘보 기타 연주 스타일이 바차타에 사용됨으로서 댄서들이 새로운 바차타 음악에서는 볼레로적인 관능적 로맨티시즘과 메렝게적인 상승적 비트의 에너지를 즐기며 춤을 출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특징을 생각하며 '안또니 산또스'의 1997년 곡인 '메 에나모레 데'(Me Enamore De)를 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현대 바타차 음악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리드 기타가 연주하는 리듬 패턴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르페지오(Arpeggio) 형태의 3화음(Triads)인데, 한 개의 화음에 속하는 각 음을 동시에 연주하지 않고 최고음이나 최저음부터 한 음씩 차례로 연속적으로 연주하는 주법으로 8분음표를 세 개씩 묶어서 연주합니다. 4박자를 8분음표로 세개씩 나누면, 1-2-3, 1-2-3, 2-3으로 마지막은 2개로 나뉘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 4번째 박자에 엑센트가 보통 주어지게 됩니다. 설명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이러한 것이 현대 바차타 음악의 중요한 음악 구성 요소 중 하나라고만 이해하시고 아래 음악을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
라우린 로드리게스'(Raulin Rodriguez)의 1994년에 나온 '메디시나 데 아모르'(Medicina De Amor)입니다. 음악 속에서 계속해서 들리는 리드 기타의 연속되는 리듬 패턴이 조금 전에 설명 드린 것입니다. 현대 바차타 음악에서도 많이 들을 수 있는 사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2년에는 '후안 루이스 게라'(Juan Luis Guerra)의 '바차타 로사'(Bachata Rosa)라는 곡이 그래미(Grammy) 상(최고의 트로피컬 어워드)을 수상하는 일이 생깁니다. 이는 바차타 음악이 더 이상 도미니카 공화국 내에만 국한되는 음악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 곡은 '바차타'라는 용어를 제목으로 사용했지만, 현저한 바차타 사운드는 반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생겨난 음악인 바차타 장르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도록 하였고, 바차타의 음악적인 정통성도 얻게 하였으며,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의 음악인 '바차타 로사'를 들어 보겠습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음악활동 중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