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된 사랑

이별은 시작되었고 무엇 때문인지 우린 그것을 멈출 수 없었다.

by 김종은

새로움의 의미


새로 산 신발과 새로 산 옷가지들이

좋은 이유를 난 알고 있다.


발에 익숙해진 신발과

내 몸에 익어 버린

내가 즐겨 입는 옷가지들은

더 이상의 의미가 없는

그저 신발과 옷일 뿐이다.


처음 신고 처음 입을 때의

낯설음으로

그로 인해 느끼는 상쾌함과 신선함이 새로움이다.


그래서

새로움이 오래가지 않는 이유다.



변질된 사랑


사랑하는 이가 날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못해

내 사랑은 우정이 되어 버렸지만


그건 단지 위장일 뿐

그 속엔 언제나 사랑이 있었다.


그때부터 혼자 할 수밖에 없는

나만의 사랑 때문에

언젠간 상처받을

날 생각하며 가슴 아파했지만

그땐 그 자체가 상처라는 사실 조차 알지 못했다.



시작과 마지막


사랑을 시작할 때

나에겐 모든 것이 아름답고

모든 것이 새롭기만 했다.


너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난 미소 지을 수 있었다.


네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너의 말투를 조금씩 따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벌써 이별을 시작해야 했다.

내게 소중한 모든 것이 끝나 버렸다.


난 낭떠러지에 서 있었고

더 이상 서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난 단지

저 밑에 있는 너의 손짓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넌 끝내 손짓하지 않았고

난 갈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너 역시 나의 손짓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너 역시 괴로웠다는 것을


하지만

이별은 시작되었고

서로의 사랑은 분명 남아 있었는데

무엇 때문인지

우린 그것을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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