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철도 전문가의 포토 에세이
- 윤만영 -
제복을 벗고
계급장 떼고 보니 내 몸에도 날개가 있었다
긴장과 가식의 굴레에서 벗어나
여유라는 것
자유라는 것의 맛을 알었다
나그네도 아니요 떠돌이도 아닌
앨버트로스 날개를 달고
나만의 세계로 떠나보자
내 안에 빗장을 뜯어버리고
- 한 두 현 -
어릴 적
할아버지 이야기
불현듯
떠올라 쇠똥구리 인생
아침 일찍
노루 한 마리 잡아야지
점심때쯤
토끼나 한 마리 잡을 거야
저녁때 되어
생쥐나 한 마리 잡아먹어야지
어둑어둑해지자
고픈 배 잡고 어슬렁어슬렁 자기 굴로
비록 큰 꿈 이루지
못했지만 산과 들 미련 없이 달렸구려
굴에 들어앉아
기행문을 쓰든 시를 쓰든 산수화를 그리든
꿈이 아니라고
손 놓지 말고 남은 삶 알차게 꾸며 보시게나
* 노벨상의 꿈, 대통령의 꿈, 프로부모 세상의 꿈마저 접으며
2022.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