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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

詩 中心

by 허니

땡볕이 내리쬐는 날에는

생각 없는 사람처럼

우두커니


바람이 불어오면

이리저리 몸을 흔들어 대며

댄서가 된 듯한


비 내리는 날에는

개천에 흐르는 물을

잠잠하게 바라보며

철학자처럼


저녁 무렵에는

제 그림자를 슬며시 거두어

침묵에 드는 미루나무


이 계절이 지나도록

심심했던 나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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