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中心
그 사람은 잠에서 깨어났다
생각보다는 부지런히 아침을 맞았다
어쩌면, 사진 몇 장을 책상 위에 펼쳐놓고
흩어지는 바람과 함께 어젯밤을 보냈을 거다
얼굴을 보니 결정하지 못한 듯했다
그는 사진작가.
지금, 그는 작업 중이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가을을 타는 중이다
몇몇 노출 정도를 가늠하면서 찍었던
가을, 시간을 쓰고 있다
마음을 담으려 했던 생각과는 다르게
한 컷의 비장함과 약간의 허허로움과
애달픔이 보이는 사진을 앞에 두고
한 계절을 읽어 나가고 있다
오늘 밤도 여전히
구름과 들녘의 꽃, 그리고는 자신이 피사체가 된
사연을 두고 고민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