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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티바람 May 08. 2024

다시 출근

또 출근

간신히 회사에 출근을 한다.

짝꿍한테 주차대행을 시키고

9시 되기 2분 전에 도착.


모르는 사람들이 인사를 하고

아는 사람들은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고

꼴 보기 싫은 사람들은 눈조차 안 마주친다.

애석하게도 다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공간에 다닥다닥 앉아있다는 점이다.

회사가 변한 건 없다.

주먹을 불끈 쥔다.


그래도 말이지 나란 사람이 참 바보 같다.

그렇게 속고 속아주면서

조직에 당하고 사람에게 통수맞고

이해해 주아홉수 인가보다 하고

내 탓으로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 울며 넘기고

그 와중에 오늘은, 다시 작은 변화를 기대하며

먼지 쌓인 내 자리에 앉는다.


모르는 사람 1이 본인 자리에서

티백을 꺼내 한 움큼 준다.

모르는 사람 2가 명함을 공손히 내민다.

모르는 사람 3이 가볍게 인사를 한다.


나는 그저 짧고 조용하게, 예라고 대답한다.

올해는 그만둬야 되나 혹은 도망가야 하나

늦은 점심을 먹으며 가락국수국물과 함께

되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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