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서 고민 좀 합시다;지름길과 가시밭길
투자를 처음 하시는 분들은 주식보다 채권 투자가 더 쉬울 겁니다.
'투자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1)'에서 투자자는 본인의 상황을 명료하게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본인의 상황은 1)여윳돈을 2)얼마나 길게 타인에게 맡길 수 있는지만 알면 된다고 얘기했습니다. '투자는 왜 해야 하나요(2)'에서는 투자하고자 하는 상품의 리스크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익률'을 먼저 따지는 게 속편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채권은 표면금리가 외부 상황에 의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주식보다 훨씬 쉽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올해 배당금을 천 원 주더라도 내년엔 2천 원을 줄 수도 있지만, 안줄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채권의 경우, 발행 당시 채권의 표면금리가 확정됩니다. 4%짜리 이자를 매년 주겠다는 채권은 올해 4% 줬다면, 내년에도 4% 줘야합니다. 참으로 속편하지 않나요? 그냥 본인의 자금 상황을 먼저 파악하고, 채권 발행 회사를 믿을 만한 오너가 경영하는지, 사업이 망하지 않아서 내 돈을 제대로 갚을 수 있는지 등 전반적인 것만 따지면 되겠지요.
근데, 투자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채권은 정도(正道)를 걸으라는 압박 때문에 달갑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무리 공부해도 수익률과 리스크를 정확히 측정히기 어려워 '알 수 없는' 주식이 더 쉬워보이는 것이지요. 내가 모르면, 남들도 모를 것이란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삼성전자가 질 좋은 물건을 만들고, 절대 안 망할 것 같고. 카카오도 사업 잘~하고 있고, 네이버도 하루에 4번씩은 접속하는 것 같으니 '그냥 믿고' 진입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믿고 투자하면 우리 모두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은 곧 지위이며, 상대의 지위를 억누를 수 있는 일종의 특권과 다름없습니다.
점진적으로 우리 사회는 부를 축적하겠지만, 단기적으로 상대를 가난하게 해야 내가 부유해질 수 있습니다.
채권을 설명하는 것은 부의 갈림길에 있어 지름길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지름길이지만 평탄하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므로 소득도 거의 없습니다.
주식의 경우엔 가시밭길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갖고 있는 재산이 덩쿨에 엉켜서, 다른 사람들에게 몽땅 뻇길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남들이 정신 잃고 떨어트린 재화를 야금야금 주워올 수도 있지요.
어쨋든 단기적으로 채권이든 주식이든 모두 영합게임(zero-sum game)입니다.
길게 보면, 채권은 내 몫을 돌려줍니다. 주식은 불투명합니다. 그래도 주식을 매매하여 부를 축적하겠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을 하나씩 짚어봅시다.
오늘 오후 2시 30분 디지털에셋에서 위메이드의 검찰 수사에 관해 단독 보도를 하였습니다.
( [단독] 검찰 "사기·배임·횡령" 위메이드 전격 압수수색 < 뉴스 < 기사본문 - 디지털애셋 (Digital Asset))
이후 1시간 뒤부터 해당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여타 언론사에서 후속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사의 쟁점은 위메이드 측에서 발행한 '위믹스 코인이 초기에 발행하겠다는 수량을 초과해서 발행했단 정황 탓에 투자자들을 고의로 기망했는지 여부'입니다. 게임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 매출과 같은 가시적 실적을 바탕으로 가치를 평가받지 않고 훗날 해당 산업의 점유율을 과점할 수 있는지 여부와 같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평가받습니다. 신뢰를 잃는다면, 회사가 성숙기에 접어들기 전에도 투자자들이 투자를 중단하고 싶겠지요. 유사 회사로는 '펄어비스'가 있습니다.
검은 사막 '온라인'과 '모바일' 모두 흥행에 성공했던 펄어비스는 후속작으로 '붉은 사막'과 '도깨비'를 22년도 중으로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21년도에 밝혔으나 23년도 하반기에 접어드는 현 시점에도 후속작의 출시일은 불분명합니다. 여기에 비덴트의 주가 추이까지 가져오면 제가 하고픈 말이 뭔지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초록뱀 그룹의 원영식 회장님과 HLB 그룹의 진양곤 회장님은 주식계에 있어 아주 유명한 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주식 시장에서 양대산맥과 같은 위치에 있지요. 법적으로 문제가 안되는 선에서 두 분의 위업을 소개하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우선, 법적 처벌을 받을 분들은 처벌을 꼭 받고난 후에 말이죠. kh 그룹의 회장님도 수사망을 잘 우회했던 것 같은데, 원만히 해결되면 좋겠네요. 정의가 실현되는 쪽으로 말입니다.
경영진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주가 변동을 통해 수익 창출을 기대하면 안됩니다.
하지만 영위하던 사업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할 것 같다는 전망을 하고 있거나, 탐욕에 사로잡히는 등 오너의 변질된 마인드는 주식시장을 교란시키기도 합니다.
물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투자할 때는 '경영진'의 사고방식을 해당 산업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살펴보는 것보다 더 우선순위에 둔다면 속쓰린 일을 경험할 확률이 매우 줄어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비덴트의 주가가 10토막이 되고, 거래정지 및 상폐 위기에 빠질 줄 누가 알았을까요. 다만, 관계사들의 과오를 살펴보면 대강 짐작하는 게 가능했다는 것이지요.
LG화학의 경우에도 LG에너지솔루션을 분할상장시킨다는 결정을 내리고 해당 자회사가 상장하고 난 후 3개월 정도를 포함하여 대략 1년간 주가가 지속적으로 흘러내림으로써 반토막에 이른 적도 있지요.
정답은 아니지만, 지주회사 카카오의 주가 전망에 대해 간략히 살펴봄으로써 한 번 적용해봅시다.
카카오는 20년도 코로나 유행 직후 플랫폼 산업의 업황이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21년도 하반기까지 고공횡진 했습니다. 23년 상반기 마지막날의 장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카카오 1주는 49,100원으로 여전히 코로나 대유행 직전보다는 50% 정도의 과평가가 지속되고 있네요. NAVER와 달리 올 2분기에 업황이 좋지 않다는 분기보고서가 발행됨에 따라 외국인의 지분 이탈로 인하여 주가는 며칠째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 기준금리가 올 연말까지 2차례의 인상을 앞두고 있으므로 자연스레 한국은 경기둔화 및 침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산업과 콘텐츠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카카오의 경우 경기 부진에 따라 광고 시장이 위축될 경우 매출이 크게 수축될 수 있으므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카카오 매출을 한 번 보시죠.
21년도와 22년도와 마찬가지로 매출액 자체는 큰 변동이 없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22년도와 21년도 각각 6천 억에 이르렀으나 23년도 1분기는 710억이며 23년도 2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1428억(feat.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분기의 경우 작년 대비 16.50% 감소)
23년도 1분기의 경우 22년도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었는데, 2분기에는 겨우 16% 감소라고 하니 뭔가 '단기적으로' 추세상 더 떨어지기 어려워보이지 않나요? 뭔가 그런 기대감이 막 솟고 그러지는 않나요?
이건, 사실 상상의 영역이므로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는 필요없는 생각이라고 단정지어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경영진이 어떤 생각으로 회사를 이끌어갈지 포부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현재의 주가가 대략 6개월 정도의 실적을 '선'반영하고 있다면,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혹은 어떻게 만들어 갈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투자자의 몫이자 경영진의 몫입니다.
작년에 남궁훈 의장이 사퇴하기 직전까지 '카카오 주가' 17만원 회복 전까지 임금을 전혀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주주들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분기보고서에는 배당성향을 좀더 확대하겠다고 공언함으로써 대폭 축소된 매출에 의한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자 애를 쓰기도 했네요. 중요한 건 그러거나 말거나 주가는 2주간 하락에 베팅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겠지만, 최근 환율 변동이 정말 심각한 상황 속에서(환율 변동이 한국의 GDP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는 추후에 한국경제연구원 자료를 인용하여 따로 다뤄보겠습니다.) 외국인이 우리 시장을 이탈하기 때문은 아닙니다. (23년 6월 29일 기준 KOSPI의 외국인 지분은 32.24%, 23년 1월 2일은 30.83%였습니다. ) 외국인이 한국 시장 전반에서의 이탈이 아니라 구태여 카카오에 대해 등돌리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직접적인 원인은 현재로서는 매출 부진 및 앞으로의 한국 경제 상황이 악화일로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 23년도 GDP 전망 수 차례 하향 조정되어 IMF에 따르면 올해 1.5%, 한국은행은 1.4%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6월 28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GDP는 전년 대비 2.0%였습니다. )
부지런히 쌓여가는 공매도 잔고를 보면 앞으로 주가 전망이 우울할 것만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 임원진이 지속적으로 변경됨으로써 경영 성과를 고취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임원진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법인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하는 등 주주환원정책을 소규모 차원이긴 하지만 지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토스에서 우선 도입한 채팅방에 광고를 게시한 전략을 유사하게 모방하여,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배너에서도 광고가 부착된 것을 얼마 전부터 도입했습니다. 치열하게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이미 젊은 세대의 경우 인스타그램의 내부 대화망을 통해 의사소통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음에도 직장과 학교 등 단체 채팅방은 여전히 카카오톡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떄문에 해당 광고는 꾸준히 성과를 이루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원의 평균 연령대는 NAVER보다 다소 높긴 하나 90년생 임원이 20년도부터 재직 중인 것을 고려하면 언제든 조직의 평균 연령대가 급격히 낮아질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카카오는 170개의 비상장 자회사가 언제든 상장할 수 있는 불안도 투자자 입장에서 고려되어야 합니다. 경영진의 경우, 지속적으로 주가 부양을 위해 별도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성장을 통해 IT 시장에서의 점유율 증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20년도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800만원에서 21년 기준 평균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7200만원(1위)으로 급증한 것은 고급 인력을 확충함으로써 국내 플랫폼 시장을 선두하려는 의지로 보입니다. 작년엔 카카오뱅크, 올해 초에는 카카오페이 모두 매도 의견을 낸 레포트가 발간됨에 따라 해당 상장사의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기도 했으나, 지주회사인 카카오의 경우 별다른 자회사 상장이 진행되지 않는 이상 추가적인 악재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무분별한 물적분할이 국내 IPO 시장을 뜨겁게 달굼에 따라 금융위에서는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을 작년 7월에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시장에 공개된 정보만을 종합하면, 카카오의 경영 방식과 경영진 전반의 의견을 고려하면 개별적인 악재가 추가적으로 더 발생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거시경제가 국내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상 카카오의 현재 주가는 내년 이벤트가 발생함에 따라 동반상승 하길 기대해봅니다. 2024년에는 우리나라 총선이 실시되며 이와 더불어 대만의 총선과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 대선이 같은 해에 예정돼 있습니다.
요약: 1. 경영진이 선한 사고 방식을 지니고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2. 경영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업황과 경기가 부진하다면 불가피하게 주가의 하락세를 인내해야 한다. 3. 투자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는 돌발적으로 발생하므로,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응 방안을 평소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투자를 결정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할 때도 숙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