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naver.com/ranto28/223148212073 남의 글을 첫 머리부터 인용한다는 게 자존심 퍽 상할 일이긴 하지만, 이 분의 글을 읽고서 정치외교학의 이면을 발견했기 때문에 부끄럽다는 기분보다는 괜히 으스대게 되네요. (경상도에서 으레 있다는 '너 누구 누구 형님 아냐~?' 같은 거랄까..)
위 글의 요지는 금리인상기에 진입한 작년 상반기부터 현재까지 금융시장에 스트레스가 점진적으로 누적되고 있단 사실입니다. 시차를 두고 실물 경제에도 어느 정도 악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최근에도 새마을금고 부실채권,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리볼빙 연체율 등 자금 흐름이 비교적 경색되고 있는 것들을 넘어서는 충격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걱정거리나 늘여놓으려고 브런치를 작성하는 건 아닙니다. 오늘의 글에서도 하나 공유하면 좋지 않나 싶어서 짧게나마 끄적거려봅니다.
1.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같은 주식 1주라면? 너보단 무조건 싸게 ㅋ
주식 1주를 매입한다는 것은 상장 회사의 지분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해당 회사는 순이익을 창출할 것이고, 순이익은 '배당' 혹은 '재투자'로 배분됩니다. 어쨋든, 해당 회사는 점진적으로 몸집이 거대해지리라 생각한다면 '매수', 단기적이든 중기적이든 몸집이 점차 축소될 것이라 예상되면 '매도'하는 것이죠.
(뭐, 몇% 오르면 익절 몇% 내리면 손절해도 되지만, 그렇게 말하면 너무 없어보이지 않나요)
오늘 얘기할 것은 '기회'에 대한 것입니다.
지난 학기 투자론 수업 때의 교수님 말씀 몇 마디를 먼저 인용하겠습니다.
경기가 10~13년 정도의 주기를 두고 순환한다. 물론 공부만 하는 대학생들이나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에게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과 이용하는 것에 괴리를 느낄 수밖에 없다.
대충....앞으로 경기가 둔화 혹은 침체에 접어들더라도, 돈이 없으면 그 기회를 누리기 어렵다는 얘기지요.
눈에 보이는 공통점은 당연히 '주가가 개박살'났다는 건데요. (+ 작전주 성격이 짙네요. 작전주라 함은, 욕심 많고 생각을 넓게 할 줄 모르는 개인투자자에게 주식을 비싼 값에 떠넘기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으로 보이는 게 하나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주가가 '일정' 구간에서 반등을 한다는 겁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에 부합하는 표본만 가져온 게 아니냐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예외도 당연히 있을 수 있죠. 제 말을 확신하기보다는 한 번 되짚어보는 정도로 소득을 챙겨가면 좋겠습니다.
핵심을 짚으면, 보통의 주가는 '최고점' 대비 '반토막' 났을 때, 높은 확률로 10% 정도의 반등을 한다는 겁니다. 적용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최근에 '제주은행' 도 주가가 반토막났길래 기회라고 생각하고, 엄마와 짧게 대화를 나누었던 걸 한 번 보시죠.
결과만 말하면, 저는 목표가까지 제주은행을 끌고가지는 못했습니다. 예상 밖의 흐름을 보였기 때문인데요,, 2주간 마음고생하면서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확신하면 안된다고,, 그래도 제가 손절하지 않고 아등바등 버틴 이유가 있습니다. 제 심리 변화를 공유하겠습니다.
주가가 반토막 즈음부터 짧게 횡보하다가 10% 정도의 급등하는 케이스를 10여 개 봐온 터라, 어설픈 확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투자 아이디어는 딱 하나입니다.
일반 투자자들은 '손절'을 잘 못한다. 즉, 고점에서 매수한 사람은 본인이 원금을 되찾거나 최소한의 수익을 보기 전까지 손절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주가가 반토막나기 전까지 대략 2달 정도 소요되고, 반토막 즈음에서는 '추가로 매수할 자금'이 없을 것입니다. 제주은행을 예시로 들면, 개인이 대응하기 힘든 급락 시점인 4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아무리 운이 좋았다고 한들' 고점에서 매수한 사람의 평균 단가는 22,000원 부근일 것입니다. 22,000원 부근에 강한 벽이 쌓여있다고 생각하는 데서 그치면, 돈을 벌기는 어렵습니다.
고점에서 매수하여 독을 잔뜩 품고 혈맹을 맺은 개미들의 반드시 원금을 회수하겠단 각오는 몇 달간은 더 지속될 테니, 독을 품은 개미를 잘 이용해야 합니다. 주가가 반토막 날 즈음부터 남은 주식을 개미에게 싹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일명 '설거지' 라고 하지요.) 설거지 하려는 움직임을 잘 이용해서, 한 번 훑고 나오는 것이지요.
경험상 반토막 나는 시점으로부터 3주 안에 10% 급등이 나왔으나, 제가 봐온 표본이 20개 미만이므로 장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건 '일반 투자자들의 반응'입니다.
좌측의 사진은 13,000원 초반에서 합류하겠다던 어머니가,,, 저를 안타깝게 여겼던 걸 캡쳐한 사진입니다.
우측의 사진은 제가 3% 정도 막 수익을 보고 있을 때, '욕심'이 생긴 어머니의 마음을 캡쳐한 것입니다.
2.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라.
혹은 내가 몇 번째 호구인지 파악하자
주식을 바라보는 인간의 심리는 경제학자 베블렌의 이름을 딴 '베블렌 효과'와 유사합니다. 베블렌 효과는 사치품은 일반 재화와 달리 가격이 높을수록 수요가 더욱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등의 명품 매장은 별도의 상설 할인점을 두지 않고 있는 까닭도 단기적인 판매량 증가보다 중장기적인 수요 증대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국제 정세가 점차 온화해질지는 불투명하므로 우리 GDP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지 여부 역시 섣불리 진단하기 어렵습니다.
무역을 제외하고, 내수 경기는 사실 조금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가시화 되어 , 세간의 이목을 끄는 시점은 유예될 뿐 당장의 문제들을 단 번에 해결하기가 쉽지 않음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이 실시되기 직전까지 많은 문제들이 유야무야 논의의 중심에서 변두리로 밀려나겠지만, 만약 기회가 생긴다면 잘 잡아볼 법합니다. 그 때는 작전주뿐만 아니라 명망있는 대기업의 지분을 아주 싼 값에 인수할 수 있을 듯합니다.
옆집 철수 어머니, 직장 선후배, 학교 동창들보다
1000원, 100원 더 싸게 말이지요.
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이왕 사기로 한 거 흥정해서 제값보다 싸게 사면 좋지 않나요?
지분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말썽쟁이 주식이겠지만, 느긋하게 기회를 엿보는 사람에겐 재간둥이랍니다.
요약 1. 위기가 발생할 때, 불구경만 하면 섭섭하다. 2. 떡도 한 줌 쥐어먹을 수 있으려면, 남의 사정을 잘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3. 배려에서 우러난 마음이 아니라 돈에 대한 욕심이 얽혀있는 불순한 마음이라도 손가락질 받을 일은 없다. 자본시장은 잔혹한 야생이 아니라 솔직하고 투명한 '하우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