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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더 Dec 30. 2023

건설사 워크아웃에 대한 소소한 생각

상황이 어렵고, 욕심으로 더 어려워진 거죠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인해 불거진 건설사 도미노 예상

 약 2주 전(12월 중순) 1군 건설사가 워크아웃 신청을 할 것이라는 찌라시가 돌기 시작했다. 그 회사는 도급순위 16위의 태영건설로, 사실 작년부터 계속 위험하다는 말이 나오던 회사였다. 레고랜드 이후 PF 대출 금리가 치솟아버렸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미분양률 증가,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원자재 값 상승, 시멘트 파동, 화물연대, 이상기후 등등 온갖 악재들이 쏟아졌기에 건설업계에는 먹구름만 한가득이었다.

 원자재 값 상승은 원가율이 올라가 결국 영업이익 등에 악영향을 주었으며, 시멘트파동이나 화물연대 등으로 자재가 반입이 안되면 그만큼 공사기간이 지연이 될 것이고, 이는 준공날짜를 못 지키게 된다면 지체상금등의 배상금도 산처럼 쌓이게 된다. 또, 이상기후로 비가 많이 오면 콘크리트 타설을 하지 못하게 되니 이 또한 준공시기를 맞추는데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소였다.

물론 이번 워크아웃 신청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은 PF 대출이었을 터. 태영건설정도의 사이즈 건설사가 무너졌으니 이제 소형건설사들은 더더욱 대출에 있어서 제약이 많아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이전부터 있었던 신호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작년부터 건설업계에서 이상징후는 많이 있었다. 전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많이 상승함에 따라 건설사들은 땅만 있으면 무조건 파고봤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자금이 많이 투입되고, 한번 사업에 들어가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때 당시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검토가 된 사업장들도 온갖 악재들로 인하여 현시점에서 보면 무리한 사업 진행이었다고 평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서 손 떼기란 쉽지 않은 데다가 최대한 빠르게 착공하고 준공 및 입주까지 완료하는 것이 best였을 것이다.

 실제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이전 많은 건설사들이 하나 둘 워크아웃에 돌입하고 있었다. 다만 이번건처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기업이 아니었기에 대중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뿐이지 계속 신호는 있었다.


워크아웃 시 문제점

내가 몸담았던 건설사도 워크아웃을 꽤 오랜 기간 동안 진행했던 회사였다. 그때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채권단이 회사의 인감을 보관하며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날인을 받으려면 회사 내부의 결재로 되는 게 아니고, 채권단을 찾아가서 날인을 받아야 하는 등 많은 일에 있어서 채권단에게 허가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많았다고 했다.

 물론 이러한 과정들이 회사의 존폐위기까지 이끌어간 경영진이나 실무진들의 판단미스를 바로잡고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과정이기에 당연히 필요한 과정인 것이다. 하지만 실무진 입장에서는 엄청 업무처리에 애로사항이 늘어난다고 듣기는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될까?

솔직히 이건 아무도 모른다. 정부가 얼마나 개입되냐에 따라 규모도 달라질 것이고, 그 결과도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종합건설사 밑에서 수주를 받아서 일을 하는 하도급사들은 정말 큰 위기에 빠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하도급사들은 기성을 지급받으려면 한 달 후 지급, 두 달 후 지급등과 같이 바로바로 현금으로 받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마르게 된다면 바로 경영난에 처하게 된다. 인부들도 일한 돈 못 받는다면 바로 그만두고 다른 곳을 알아볼 것이고, 돈도 없고, 일할 사람들도 다 떠나는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생각해 보았다.

 한 현장에서 내가 관리했던 하도급사만해도 30여 개가 되다 보니, 거기에 딸린 食口 수만 해도 수천 명에 이른다. 나는 현재 건설업에서 벗어났지만 전체적인 우리나라 경제에 암흑기가 올 수도 있다는 불안함이 가득한 상태이다. 그래도 경제가 호황기어야 내가 뭘 하던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상황이 어떻던 내가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경제는 어려워지더라도 어떻게든 사람들은 이겨냈었고, 쓰러지지만 않는다면 다시 일어날 기회를 주는 것이 워크아웃이기에. 어렵더라도 다들 자신의 자리에서 더 열심히 이겨낸다면 경제 암흑기도 금방 회복기에 접어들고, 황금기가 찾아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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