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 win 관계가 될 수는 없을까?
회사 시스템 중 위치적 한계
건설사에 다니면서 시스템적으로 너무 부족하다 라는걸 항상 생각해 왔다. 건설업 특성상 전국으로 현장이 퍼져있고, 직원들도 한 site에 적게는 4명, 많게는 50명 이상으로 배치되어 있기에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전사차원의 해결이 되는 걸 바라는 게 불가능했다.
칼을 쥐어주고 전쟁에 내보내야지
현장에서도 오토캐드로 도면을 다루는 일이 종종 있다. 현장 작업자들을 위해 도면을 출력하거나, 보고를 위한 도면 출력, 설계도면과 현장의 암반선 상이등의 이유로 설계변경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오토캐드는 워낙 비싸기에 회사에서 계약을 직원수보다 훨씬 부족하게 했다. 그 결과 매번 켤 때마다 라이센스 초과로 도면작업을 시도조차 못하고 남들이 퇴근하고 반영을 하기 부지기수였다. 또 이런 문제가 있다 보니 아예 캐드를 쓰지 않을 때도 프로그램을 끄지 않아 악순환이었다.
만약 이때 단순히 전사 게시판에 캐드 미사용 시 종료하기 바란다는 공지 말고 회사에 계약된 게 몇 카피인지와 직원들이 열심히 해주는 덕분에 항상 카피 수가 부족하지만 서로 배려하는 차원으로 미사용 시 종료를 독려하는 모양새였으면 더 참여율이 높아졌지 않았을까?
신입 멘토링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적응을 도와주기 위한 멘토링을 위한 비용이 있었다. 그리 큰돈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사용했는지 멘토링 보고서와 제출을 하면 후에 받는 개념이었다. 건축 현장의 경우는 같이 볼링을 치던 당구를 치는 액티비티를 하거나 겨울에 필요한 방한장비를 같이 쇼핑을 하는 등의 비용으로 사용하곤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토목은 당구 볼링 차 타고 40분 ~ 1시간 이상이니 바랄 수 없었다. 그래서 사용하지 못했다.
그땐 나를 위한 당연한 권리인데 그걸 못써서 아쉬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 멘토로 지정된 사람과의 시간이 과연 재밌었을까? 그냥 안 해서 고맙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뭔가 군대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더라면 조금 더 편하게 이런 거 하는 건 어떤가요?라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을 것 같다.
생각을 해봐. 뭐 같아?
“이게 IPC거더야. 딱 봐바 니 눈엔 이게 왜 끝쪽에 철근이 많이 들어갔을 것 같냐? 뭐 같아? 줄자 챙겼지. 재봐 몇 전이야? “ / “너 파일 항타하는 거 본 적 있어? 없지. 야 이 새 x야 네가 관심을 가지고 과장님 저 혹시 현장 같이 나가서 볼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어봐야지. 너 이거 끝나면 보고 싶어도 보지도 못해. 빨리 조끼 입고 나와” 정말 배우고 싶었던 과장님의 애정표현이었다. 현장의 70% 이상을 혼자 다 이끌어가던 분이었기에 남들 술 마시고 노는데도 야근하던 분이었다. 그렇게 바쁜 사람이 공무라고 현장을 모르면 안 된다면서 나를 챙겨주려고 틈틈이 새로운 공종이 투입되면 현장에 데려 나갔고 단순히 이게 이런 공사다 말하는 게 아닌 원리를 생각하게 하고 알려주려고 노력했다.
분위기 때문에 쉽게 다가가진 못했지만 네가 봐서 뭐 하게 나중에 다 알게 돼.라는 누구들 보단 참 많이 고마운 분이었다. 이런 상사가 많았다면 회사가 더 발전했을 텐데.
win win 관계가 될 수는 없을까?
어떤 업종이든 마감기한이라는 게 있다. 하지만 정해진 기간까지 준공을 이뤄내지 못하면 지체상금으로 하루에만 수천만 원에서 수억은 족히 깨지는 건설은 그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해 정말 바빴다.
회사와 직원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적으로 개선하고,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상은 엑셀노가다, 보고서 노가다만 하다가 지쳐 쓰러지고 나를 개발시킬 힘이 없었다.
건설도 회사차원에서 지라와 노션, 슬랙 쓰며 지식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더 발전할 수 있는 장을 구성해 준다면 얼마든지 win win 할 수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