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용종 제거 수술을 받은 날은 비교적 평온하게 지나갔다. 수술 자체는 간단한 편이라고 들었고, 회복에도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수술 직후의 몸도 크게 요란하지 않았다. 수술 후 회복으로 인한 피로감이 심한 것 정도였다.
변화는 한 달쯤 뒤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피부가 건조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겨울이었고, 날씨가 건조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가려움은 며칠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심해졌다.
가려운 것 같기도 하고 따가운 것 같기도 했다. 정확히 어디가 문제인지 설명하기도 어려웠다. 전신을 사포로 감싼 느낌이었다.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고 고운 모래를 비비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피부가 붉어지거나 눈에 띄는 발진이 항상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몸이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
일단 응급처치로 연고를 발라 보았다.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내과에 가서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았다. 알레르기 반응이라면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바로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며칠이 지나도 가려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수술 후 팔로업으로 산부인과를 다시 찾았을 때 가려움 증상을 이야기했다. 산부인과 문제는 아닐 거라는 말을 들었다. 그 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 무렵, 수술 후 피로감 때문에 원래 복용하던 약들을 대부분 끊어 둔 상태였다. 허리 통증을 위해 신경외과에서 처방받던 약도 마찬가지였다. 진료를 예약할 여력이 없었고, 통증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서야 원격 진료로 처방을 받았다. 남편이 약을 대신 타왔다. 그런데 그 약을 복용하자 가려움이라고 생각했던 그 느낌이 절반 가량 가라앉았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에야 한 가지 패턴을 알게 되었다. 몸의 열이 올라갈 때 가려움이 함께 심해졌다. 머리와 정수리에 아이스 찜질을 하자 가려움이 조금 가라앉았다.
왜 그런 반응이 나타나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수술 이후 몸의 면역 반응일 수도 있고, 다른 변화가 겹쳤을 수도 있다. 2023년부터 매일 열이 있었다. 너무 오래된 일이라 열로 인한 불편함을 따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과 관련이 있는지는 그때도, 지금도 확실하지 않다.
수술 이후, 몸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 연재는 오랜 시간에 걸쳐 내 몸에 나타난 다양한 증상들을 기록하기 위한 것이다. 원인을 설명하기보다,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지를 남겨 두기 위해서.
수술 후 100일 가까이,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숨을 쉬는 것 외에는 못하던 그 시간 동안 이 연재를 생각했다. 몸이 나아지면 기록하겠다고. 기록할 수 있을 만큼 나아지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이 상태가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다. 다만 기록할 힘이 있는 동안에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유 모를 가려움이나 따가움이 전신으로 퍼질 때는 머리와 정수리에 짧게 냉찜질을 한다. 냉찜질은 5~10분 이내로 하고, 부족하면 10분 정도 쉬었다가 다시 반복한다. 열이 내려가면 가려움이 함께 완화되는 패턴이 있었다. 발진이 있거나 필요할 때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