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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는 사장님 Mar 13. 2024

아이가 직접 선정한 시드니 한 달 살기 Worst 1위

길고 긴 겨울 방학을 마치고 새 학년, 새 학기 제 몸보다 큰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기특하고 대견합니다.

긴 겨울방학 동안 아이들은 한 뼘 더 성장했을까요?


초등2학년, 겨울방학 시드니 한 달 살기를 한 우리 집 초등학생은 까매진 얼굴로 겨울살이와 새 학년 적응 중에 있습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 큰 미션이 주어진 3월, 고단한 아이에게 이야기합니다.


영또짱, 힘들어도 피하지 말고 묵묵히 견디다 보면 결국엔 좋은 일이 생긴다는 거 알지?



힘든 상황 속에서도 배움은 있고, 결국엔 좋은 일이 생기고야 만다는 진리를 우리 아이가 알았으면 합니다. 저부터도 다시금 새겨야겠습니다. 묵묵히 오늘 하루를 살아내자.


그런 의미에서 시드니 한 달 살기에서 아이가 직접 선정한 Worst 체험 이야기 해봅니다.


시드니에서 자전거 타기

자전거를 잘 타는 영또짱과 푸른 시드니 하늘 아래 오페라하우스를 배경 삼아 자전거를 탈 계획을 하고 록스마켓 근처에서 자전거를 대여했어요.


그날따라 너무 더워서 자전거거 뭐고 다 내던지고 싶었던 우리였지만 기어이 맥쿼리여사님 의자까지 가서 사진 찍고 돌아왔어요.


돌아오는 길, 엄마가 길을 못 찾아서 출발했던 그 지점에 다시 돌고 돌아 매우 매우 화가 난 우리 영또짱이었지만 철이 들었는지 웃지만 않을 뿐 화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다행. 사실은 많이 화낼 줄 알고 심장이 콩닥거렸거든요^^)

여하튼 엄마가 자전거 코스를 아주 개떡같이 잡아서 돌아오는 길도 험난했지만 젤라티시모 사준다고 잘 꼬셔서 데려왔습니다.


시드니자전거대여(시간당 15불)

https://maps.app.goo.gl/LvyniiMnpJRposGJ9


그리고는 시드니에서 경험 한 모든 게 재미있었다는 또짱입니다. 사실 저 날도 날씨만 조금 덜 더웠으면 진짜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쉬워요.

아이는 워스트 1위로 뽑은 자전거투어였지만 엄마는 무척 감동했던 하루였어요.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아이가 짜증 낼 줄만 알았는데 화는 났지만 부정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나 힘들어. 엄마, 우리 이제 빨리 가자"라고 차분히 말하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페달을 밟아 목적지에 도착을 했죠. 중간에 차 온다고 구글맵 보며 정신없이 가고 있는 엄마 조심하라고 챙겨주고 이제 빨간 불 되니까 다음에 건너자고 말하는 등등 정말 멋진 어린이 었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감동한 일을 나만 알고 있을 수 없잖아요! 아이에게 엄마가 느낀 감동을 더 오버해 가면서 얘기해 주었더니 스스로 대견한 미소를 보입니다.


힘든 일도 묵묵히 견뎌내다 보면 언젠가는 끝나있고, 그 안에서의 배움과 성장이 함께 있다고 생각해요. 어려운 일에도 그 안에서 내가 어디에 의미를 두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는 법이니까요.


아이는 날씨가 너무 더워 워스트 체험이라고 꼽았던 하루가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페달을 밟아 목적지에 도착했던 경험을 배우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기표현으로 엄마의 칭찬세례를 받아 스스로가 뿌듯한 날이 되었어요.


아이에게 그런 3월이 되길 바랍니다.

(학교 안 간다고만 하지 말아 줘♡)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 아이의 대견한 모습을 매의 눈으로 찾는 엄마가 되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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