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무슨 사이야?
그러니까 우리 무슨 사이야?
콩깍지가 제대로 씌고, 바글대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오직 서로의 머리 위에만 불이 켜져요. 그 사람만 보이는 마법에 걸리면, 적어도 호감이라는 감정이 피어나고 커져가겠죠. 결국엔 어떤 식으로든 관계는 매듭지어질 테고요.
친구보다 더 자주 보고, 뭘 하는지, 밥은 먹었는지 궁금해지는 건 우정의 범주를 넘어선 신호가 아닐까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로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은 아닌가요. 잊지 마세요.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걸요.
관계가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한 법입니다. 용기 내지 못했던 나날들을 붙잡고 늘어지는 것보다는 지르는 게 나은 법이죠.
이런 말을 해놓고도 저조차도 용기 내지 못했던 지난날이 생각나네요. 용기 안엔 거절당해도 괜찮은 척하는 연기와 반나절쯤은 울어도 된다는 마음도 포함되어야 하니까요. 망설이는 건 당연한 거죠.
한 마디에 웃고 우는 자신을 감당 못해,
결국 당신은 상대방에게 묻고야 말았습니다.
저희, 무슨 사이인가요? 그저 친구 사이일 뿐인가요.
상대가 당황해하는 모습이라면
“뭐 하냐고 묻는 건 친구 사이에도 할 수 있는 거잖아.” “네가 오해한 것 같아.” 그렇게 말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도망가는 사람이었다면요?
그럼 저는 울고 있는 당신 곁으로 조용히 날아갈 겁니다. 흐느끼는 양 쪽 어깨를 붙들고는 큰소리로 말할 겁니다. “그 사람과 사귀기 전에 못난 사람이란 걸 알아서 얼마나 다행이야. 잘했어. 시원하게 잘 정리했어.”
힘들어하는 당신 앞에서 태평한 소리를 하는 건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사귀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말은 진심입니다. 제대로 시작하지 않아서, 매듭이 더 깔끔하게 지어졌을 테니까요. 흐느끼는 당신을 곁에서 꼭 안아주고 싶어 지네요.
SNS에는 외사랑과 짝사랑이 성공한 사례만 올라와요. 거절당한 사람들은 그간의 기억들을 잊기 위해 잠시 SNS를 닫아두거든요. 그러니 실패자처럼 느끼지 말아요. 너무 오래 아파하지 말고, 좋은 사람 곁엔 또 좋은 사람이 모인다는 걸 잊지 마세요.
상대방의 두 볼이 빨개진다면
저희는 지금 사랑의 불이 켜지는 순간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당돌하게 몰아붙이는 사람과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죠. 말하는 이의 두 눈동자는 사정없이 흔들리고, 눈은 마음의 빗장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하잖아요. 혹여나 떨리는 마음이 들킬까 시선을 땅에 박고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친구가 뭐 하고 뭘 먹었는지 궁금하지 않아. 우리 무슨 사이야?” 들은 사람은 당황한 표정이 미소로 바뀌며 대답하죠. “너를 좋아해.”
이 말이 입 밖으로 흘러나올 때, 그제야 상대에게 품었던 마음이 호감이었다는 게 확실해지고, ‘좋아해’라는 말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임을 깨닫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좋아해 줘서 고맙다는 푼수 같은 말을 내뱉고 꼭 안아주고 싶지만, 혹시 진도가 너무 빠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앞으로의 연애에서 끊임없이 마음을 어지럽히곤 하죠.
너의 여자친구, 너의 남자친구가 되어
“뭐 해?”라는 말이 자연스러워지고, “밥 안 먹었어?”라는 말에 “왜 안 챙겨 먹었어?” 하고 걱정할 수 있는 사이가 되는 일입니다. 콩닥콩닥 뛰는 심장이 멈출 생각 없이 하루 종일 떠오르는 상대방을 떠올리며 생글거리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이 눈치채고 “연애하냐?”라고 묻지만, “아니야”라고 해도 웃음은 새어 나옵니다. 연애 두 사람만이 하는 그건, 날이 갈수록 과분하게 행복해지는 일이었습니다.
사랑을 하면 할수록 이 마법 같은 순간들이 순식간에 끝날까 두려워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순간들은 그리 자주 오지 않는 법이니까요. 사랑할 때만큼은 부디 온 마음 다해 행복하세요. 좋은 것만 보고, 듣고 좋아하는 사람 곁에서 편히 쉬어가길 바랍니다.
늘 주는 게 익숙한 사람이었다면, 준비한 선물을 감사히 받는 것도 사랑의 한 표현임을 배워 보세요. 누군가를 떠올리며 고르는 과정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말이에요. 반대로 받는 데 익숙했다면, 상대방이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며 선물을 고르는 그 기쁨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고통뿐인 현실 속에 마취약처럼 등장한 두 사람의 만남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