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만나는 꿈과 미래
나는 매일 죽는다.
나는 매일 태어난다.
물론 내 몸이 실제로 죽는 것은 아니다.
나의 정신이, 나의 의식이 오늘 죽고 내일 새롭게 태어남을 뜻한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영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나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지만, 한 번 이상을 죽는 사람들이 있다. 사고를 통해서 죽음의 초입을 경험한 후 다시 의식을 되찾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심지 어떤 사람은 죽지도 않았는데 잠을 자고 있는 상태에서 유체가 이탈되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 자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본 경험을 한 사람의 이야기도 종종 회자되곤 한다.
오늘 내가 나누고자 하는 내용은 독서를 통한 환골탈태, 혹은 새로 태어남에 대한 이야기이다.
뱀은 성장과정에서 탈피를 한다. 탈피를 할 때마다 길이와 두께가 급격히 커진다. 매미를 비롯한 곤충들은 애벌레 상태를 겪고 난 후 전혀 다른 모양으로 변모한다. 곤충들에게는 사람에게 없는 탈태 과정이 있는데 애벌레(유충)에서 어른벌레(성충)로 변신하기 전단계로서의 번데기 과정을 겪게 된다. 번데기 속에서 유충은 자신의 몸에 그려진 유전자 지도에 따라 전혀 다른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독서라는 과정은 어린이든 성인이든 구분 없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정신 혹은 의식을 몇 번씩 변태 하게 만든다. 소설을 읽는 사람의 의식은 주인공과 주변인과의 관계를 통해, 때로는 주인공이 되어 1인칭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스토리를 풀어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주변인의 입장에서 관조적인 시점을 유지하면서 마치 전능자의 입장이 되기도 한다. 스릴러를 읽을 때는 살인마에 빙의되어 약한 이들을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묘한 희열에 잠기기도 하지만, 때로는 쫓기는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 소설이 끝날 때까지 손에 땀을 쥐고 숨을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야 비로소 "휴~" 하고 긴 한숨을 내쉬어본 경험. 이런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야 비로소 마니아 소리를 들을 자격이 있지 않을까 싶다.
때로는 시인으로, 때로는 소설가로, 때로는 경제전문가로 날마다 변신하는 사람들. 바로 독자들이다.
내가 오늘 어떤 장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나는 오늘 우주를 품은 존재가 되기도 하고, 땅을 기어 다니는 애벌레가 되기도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고 있노라면 나는 어느덧 한 마리의 개미가 되어 모험을 하고 전쟁을 하고 사랑을 하기도 한다. 책을 통해 나는 어떤 존재도 될 수 있고 어떤 세상도 창조할 수 있다.
책은 또 나에게 심오한 교훈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논어, 맹자 등을 포함한 사서삼경이나 니체,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등의 철학서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동시집에도 깊은 울림이 있고, 동화책 속에서도 삶의 진한 교훈이 묻어져 나온다. 이솝 우화는 챕터마다 동물들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동물들이 나누는 대화나 행동들은 단순한 동물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 삶의 시금석과 같은 교훈들을 폭포수처럼 흘려보내준다. 그 책 속에서는 당나귀도 나의 스승이 되기도 하고, 여우, 호랑이, 양도 나의 인생 선배로서 한몫을 해 주고 있다.
책을 한 권이라도 출간한 작가의 글 속에는 함부로 단언할 수 없는 잠언들이 존재한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수많은 책을 독파하기도 한다. 책 속에는 지은이의 속 깊은 번뇌와 고민이 스며져 있다. 뼈저리게 아픈 경험을 한 후 얻은 교훈을 사람들에게 나누기 위해 글 속에서 몸부림치는 저자들도 있다.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가 겪었던 수 없는 좌절과 고통, 눈물, 신음이 책 속에서 처절하리만큼 녹여져 있다. 그렇게 제련되고 다듬어진 책 한 권을 통해 독자들은 저자의 희로애락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이를 통해, 하지 않아도 되는 실패를 피해 갈 수 있고, 좀 더 빠르게 성공이라는 종착지에 다다를 수 있다.
아이들의 일기장을 통해서도 인생을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의 일기장에는 진솔한 대화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진심을 가지고 쓴 글은 언제나 힘이 있고 설득력이 있다. 그렇기에 독서는 언제나 나의 스승으로서 가르침을 준다. 독서를 통해 겸손을 배우고 독서를 통해 현자의 고명한 가르침을 전수받을 수 있다.
독서는 항상 나에게 입장 바꿔 생각해 보는 연습을 시켜준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이 왜 그 상황에서 그렇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가늠할 수 없다. 대신 그 사람의 기록, 운이 좋다면 그 사람이 지은 책을 통해 그러한 결론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겸손하고자 한다면 타인의 삶을 경험해 보면 된다. 사람마다 쉬운 인생을 산 사람은 없다. 육체가 편하다고 정신까지 편하지는 못한 것이 삶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은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
독서를 통해 나는 매일 죽는다. 이전의 내 고정관념은 깨지고 나의 아집은 무너진다. 그리고 매일 또 다른 존재로 태어난다. 오늘 내가 만나는 새로운 책 속에서 또 다른 페르소나로 태어나게 되고 그 존재로 한동안 살아가기도 한다. 성공한 사람의 저서를 통해 나 또한 성공자가 걸어갔던 그 길을 걸어감으로써 그 사람에 이어 성공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날마다 죽고, 날마다 태어나는 삶. 책을 통해 가능하다.
책 앞에서 겸손한 사람은 책이 주는 삶의 지혜와 성공의 편린들을 얻어 갈 수 있다.
책 앞에서 교만한 사람은 책이 주는 달콤한 교훈 대신 인생의 쓴맛을 맛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늘도 한 손에 책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축복과 성공이 있기를 바란다.
독서로 환골탈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