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공인된 도박이다.
언니에게 늦은 저녁 전화가 왔다. 평상시와는 다르게 다급하고 울 것만 같은 절망적인 목소리이다.
"동생아, 지혁이가 아버지 노후 자금, 아니 우리 노후 주식으로 다 날렸어.
본인도 감당이 되지 않았는지 죽으려고 했어, 다행히 발견되어서 목숨은 건졌어."
언니의 이야기는 TV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로 농담하는 줄 알았다.
형부가 아들에게 맡긴 돈의 액수는 대략 2억 정도인 듯하다.
거기다 카드까지 끌어다 대출받아 1억을 날렸다.
둘째 아들이 지금 사는 부모의 집까지 팔아야 할 상황이 이라는 것을 알고, 이제까지 모아둔 돈으로 대출을 막아주었다. 다행히 이사 가지 않고 살게 되었다.
그 억울한 심정은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
주식은 공인된 도박이라고 생각된다.
손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투자로 빚까지 내어가며 몽땅을 털어놓은 것은 중독이다.
주위에 의외로 주식으로 돈을 잃은 사람이 많았다.
지인 중에 주식으로 돈을 잃은 그는 "왜, 내가 빚을 내어서까지 투자했는지, 그 당시에는 내가 아니었다"라고 말을 한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주식 투자가 관심사라는 대학생 자녀를 둔 후배의 말이 생각난다.
"모르겠다. 이것이 나쁘다"라고 말을 하지 못하겠다.
그렇다고 좋은 현상도 아닌 듯싶다. 종일 주식 차트에 매달려 본인의 업무를 잊은 채 몰입한 우리 조카,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이삿짐센터 일을 하는 아버지를 도와 밤낮으로 열심히 돕고 있다.
몸이 걱정될 정도로 잃어버린 돈을 메꾸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
돈 잃고 사람 잃으면 안 된다고, 적당히 쉬엄쉬엄 하도록 하라고 말해 주었다.
여하튼 안심이다. 몸으로 하는 일이라 힘들겠지만 정신 건강에는 좋을 듯하다.
큰돈을 지불하고 얻은 교훈이라 생각된다.
조카의 삶에 큰 교훈이었으면 좋겠다.
조카는 카톡을 통해 크리스마스 전날 같이 식사하자고 한다.
살이 빠져 있고 얼굴이 핼쑥해 보인다. 그러나 활기가 있다.
맛있게 먹고 귀가했다. 안심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카톡을 보냈다.
"일하느라 고생이 많다. 네가 사준 밥 맛있게 먹었어. 이모가 걱정이 되는 게 있어, 식사 시 술을 먹는 것, 지금이야 괜찮지만 간이나 여타 질병이 생길 수 있어, 그리고 네가 불면등으로 술을 먹는 것이 아닌지. 너는 정도 많고 능력도 있어. 너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위해 술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어. 너 안에 많은 정신적 상처가 있어. 한번 심리 상담을 받아보면 어떠겠니? 아니면 술을 끓도록 노력해 보자."라는 문자 내용을 전달했다.
확인은 한 것 같지만 답장은 없다. 며칠 지나 이모의 상담제안에 대해 "이모,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라며 미소 지으며 말한다.
주식으로 인해 받은 상처를 잘 극복하기를 바라는 이모의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주식투자가 도박이 되지 않으려면 내가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자신의 통찰 없이는 주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