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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이 Mar 06. 2023

지겨워졌다




  변함없이 다운된 기분. 유쾌하지 않은 일상. 질릴 대로 질려 무엇을 지겨워하는지도 모른다.

  고통과 쾌락 사이를 오간다. 이보다 극단적일 수도 없을 것이다.

  손에 잡히는 것 하나 없는 채 잡히지 않는 모래알 같은 기억력을 붙들고 고뇌해야 한다.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서. 그렇게 죽어간다.


  아주 작은 기쁨이 알코올과 만나 우울로 변질된다.

  아주 작은 불행이 알코올과 만나 파괴를 불러온다.

  나의 우울은 이제 시도 때도 가리지 않는다.

  끈적하게 들러붙을 작정인 듯하다.

  어두운 곳으로 끌어내리고 추락시킨다.

  내려가고 또 내려가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




  멈추고 싶다.

  돌아가는 쳇바퀴를

  엉켜져 끊어지지 않는 악순환을

  꼬리를 무는 부정적 사고들을

  그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제자리에 서 있다.

  부서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어느 것도 해낼 수 없다.

  이전과 같은 것이 없다.

  의미 없이 멍 때리는 시간이 늘었다.

  약을 먹어도 집중하기란 어려운 일이 되었다.

  마음속 자리 잡은 무기력은 무섭게 자라난다.

  뭘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부정으로 꽉 채운 머릿속이 틈을 주지 않으니

  무얼 해내고자 하는 열의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갈수록 모든 면에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기분.

  능력도, 기분도, 체력도 모두 고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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