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휴식

2023년 4월 20일 목요일

by 손영호

오늘은 아이들 등교 이후에 아내와 집 앞에 있는 작은 산에 올랐다. 보통 오전 1-2시간은 주식 관련 일들을 하는데 오늘부터 그 시간에 산을 돌기로 하였다.


퇴직 후에 정신적으로 많이 편안해졌지만 생계를 위한 주식투자로 온전한 정신적 쉼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짧은 시간을 관리하더라도 주식투자라는 것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 발생한 수익과 향후 들어올 배당으로 올해 생활비는 충당될 것으로 판단되었고 당분간은 생활 패턴의 변화를 통해 퇴직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온전한 휴식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다.


얼마 전 백세를 넘긴(1920년생) 김형석 명예교수님(연세대학교)의 일상을 담은 방송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이 분의 오전 시간은 매우 규칙적이며 식사 후에 신문을 보고 매일 집 근처의 산에 오르신다. 오후에는 강연을 가시거나 근처에 사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는 독서와 글 쓰는 일로 하루를 마무리하신다.


그분의 일상을 보며 이 것이 진정한 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또한 오전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일단 오전에 산에 오르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산에 가보니 공원 산책과는 달리 마음이 더욱 평온해 짐을 느꼈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고 들려오는 새소리와 마음속까지 정화시켜 주는 산이 내뿜는 고유의 향기 등 너무나 완벽한 공간이었다.


더불어 떠오르는 생각들도 좋았다. 오늘 산을 돌면서 김형석 교수님이 정의하는 행복에 대한 생각이 유독 많이 떠올랐다. 그분은 행복에 대하여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때가 있더라도 가족 또는 다른 이들을 위해서 사랑이 있는 고생을 한 것이 행복이었다. 만약 이 고생을 빼버리면 내 인생은 열매 없는 나무와 같다.’라고 말씀하였다.


‘사랑이 있는 고생’이라는 말이 너무도 마음에 와닿았고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그 또한 내가 바로 서고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선 온전한 휴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산행을 마치고 간단히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고 돌아와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가끔 만나는 백발의 고운 할머님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수영 다녀오세요'라고 말을 건네었더니 나에게 '참 멋있으세요'라고 말씀하셨다. 아마도 산에 다녀온 영향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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