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2일 수요일
일상을 늘 감사함으로 채우며 살아간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감사는 이성적인 생각이기에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런 노력은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의 시각(視角)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조건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늘 감사하는 데에는 실패하더라도, 시각에 따라 감사해야 할 일이 넘쳐날 수도 있다 것을 깨닫는 것 자체가 자신의 삶을 위해서 중요하고, 바로 그러한 깨달음을 통해 자신이 처한 환경과 조건을 새로운 각도에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는 본능적으로 부족함과 결핍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뇌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생존의 기능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 위한 노력은 그러한 뇌의 기능이 올바르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의문을 갖게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보면,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무엇이 얼마나 부족해서 그러한 부족과 결핍을 느끼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실질적인 부족함이나 결핍이 아닌, 상대적인 부족과 결핍에 대한 인식 때문일 것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상대적 부족감이나 결핍을 느낄 필요성도 있다. 그러한 인식이 상황에 따라 성취와 발전의 동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황에서 상대적 부족감이나 결핍은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 감사의 마음은 자신의 환경과 조건에 대하여 소중하게 생각함은 물론, 자신에게 부여된 그리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을 올바르게 사용하게 하고, 자신의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아울러 누군가에게는 절망적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 준다.
50대 중반, 나에게 불평할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물론, 지나온 세월 동안 많은 불만과 불평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아니 그럴 수 없다. 나에게 감사하는 마음은 의무와 책임이 되어야 한다. 나만의 힘으로는 절대 걸을 수 없었던 길을 걸어왔으며, 누군가에게 반드시 전해줘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