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교습소를 차렸다

by 야웅

나는 원래 7년 차 디자이너였다. 마지막으로 다녔던 회사에서는 상사와의 갈등이 잦았고, 하루하루 퇴사를 고민하며 지냈다. “차라리 그만두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그 무렵부터 내 취미는 구직사이트를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집 앞 미술교습소에서 파트 선생님을 모집한다는 구인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미술교육은 내 전공과는 크게 관련 없는 분야였지만, 왠지 마음이 끌렸다. 그래서 경력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내용을 담은 지원서를 작성해, 무작정 이력서를 전달드렸다.


놀랍게도 바로 회신이 왔다. 집 바로 앞이기도 했기에 그날 바로 면접을 보게 되었고, 원장 선생님은 경력도 없는 나를 무척 긍정적으로 봐주셨다. 아마도 원장님의 전공(조소과)과 내 전공(공간연출과)이 비슷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원장님이 추구하는 교습소 스타일은 목재를 두들기고, 도자기를 만들고, 다양한 재료로 창작 활동을 하는 스타일이셨고, 나의 전공과도 잘 맞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원장 선생님은 면접 후 내가 빠른 시일 안에 회사를 정리하고 오길 바라셨고, 나는 “회사 말고 다른 곳에서 1년쯤 방황해도 괜찮잖아”라는 마음으로 결국 퇴사를 결심했다.


남은 연차를 활용해 약 2주간은 오전엔 회사, 오후엔 교습소에 출근하며 아이들과 친해졌다. 다행히 나는 원래 연예인,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서 아이들과의 소통이 어렵지 않았다. 산리오, 아이브 이야기만 해도 아이들이 눈을 반짝였고, 점점 나를 더 편하게 여기는 아이들도 생겼다.

교습소를 다닐수록 회사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은 사라졌고, 내 머릿속은 온통 “교습소를 직접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틈틈이 매물도 찾아보며, 조금씩 현실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그렇게 약 1년 정도 교습소에서 일하다가, 어느 날 원장님께서 전임 강사 자리를 제안하셨다. 하지만 주 5일, 하루 6시간 근무에 비해 급여가 너무 낮았다. 회사 다닐 때보다 절반이나 줄어든 수준이었고,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돈을 받을 바엔, 내가 직접 차려서 이 돈을 버는 게 낫지 않을까?


언젠가 내 교습소를 열 거라면, 지금이 그때일지도 몰라.



그렇게 마음을 먹은 뒤, 그동안 모아두었던 매물 리스트를 다시 꼼꼼히 살펴보았다. 권리금, 보증금, 월세, 평수, 집과의 거리까지 모두 고려한 끝에 적당한 매물을 발견했고, 그렇게 나는 교습소를 나오게 되어 나만의 공간을 열게 되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약 1년 차 교습소 원장이다.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나처럼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고민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도 교습소를 한번 차려볼까?’ 생각해 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다.


이 책에는 내가 교습소를 열기까지 겪었던 현실적인 이야기들, 시행착오, 그리고 직접 발로 뛰며 알아낸 정보들 예를 들면 매물 찾는 법, 초기 준비 사항, 홍보 전략 등을 담아볼 예정이다.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 앞에서, 이 글이 작은 길잡이가 되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