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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janice Oct 23. 2024

그냥 엄마 자신의 글을 써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오늘은 원래 김애란 작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 북토크 참석이 예정되어 있었다. 


1시간 조퇴를 하고 최인아 책방에 들러 여유롭게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갑작스러운 야근 명령에 1번의 반항(저 약속 있는데요..?)을 해 보았지만 보기 좋게 묵살당하고, 결국 10시까지 사무실에 남아 잔업을 치르고 왔다. 


북토크 비용 2만 원은 당일 취소 불가라는 원칙하에 공중분해되었고....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집에서 그래도 1일 1포를 지키기 위해 블로그 글쓰기를 눌렀다.


오늘 나의 블로그 방문자는 10명.


매일 꾸준히 글을 쓰고 있지만 늘지 않는 방문자에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했나 보다.


뒤에서 듣고 있던 아이가 내게 말했다. 



"엄마, 방문자 신경 쓰지 말고 좋아요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써.


공들여 쓰지 말고, 단순하게도 쓰지 말고 엄마 자신의 글을 써."



글쓰기를 눌러 놓고 깜박거리는 커서를 보며 어떤 글을 써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였다.


당황스러울 만큼 어른스럽고 기특한 말을 건네는 아이. 그 순간, 띵! 하고 칠흑 같던 머릿속에 가로등이 켜졌다. 


아이도 아는 본질을 나는 왜 또 잊고 있었을까. 



흔들리는 나를 붙잡아준 아이에게 고맙다. 


그리고 언제 이런 말을 할 만큼 부쩍 컸는지. 새삼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자라준 아이의 존재가 경이롭고 감사하다. 



오늘 밤은 그 어느 때보다 사랑으로 아이를 안아줘야지.


왠지 오늘의 꿈은 행복으로 충만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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