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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아 Nov 08. 2023

새벽

15. 낮은 기도


 잠 못 자는 새벽이 길어지면 생각이 물밑처럼 밀려와 나를 괴롭힌다. 당신에게 전하지 못한 고백을 어림잡아 봐도 변하는 건 없다. 허공에 흩뿌린 낱말을 모아 붙여 봐도 당신이 없는 한 이 고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알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내가 알아야 한 울음이 있었는데, 매듭지지 못한 서러움이 맺혀 있었는데, 당신이 남겨둔 숙제를 감당하는 건 오롯이 나의 몫임을 모르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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