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영원한 약자
네 사랑은 여전히 다정해서 속절없이 나를 무너뜨린다. 그 사랑이 날 위한 것이 아닌 걸 알면서도 번번이 지고 마는 나는 영원히 네 앞에서 약자로 남을 게 뻔하다.
이상하게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들을 사랑하면서 나를 사랑해 주길 바란다. 너의 다정이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지 않으면서 모르는 척하는 건 더 쉽다. 가끔씩 떨어지는 콩고물을 주워 먹으며 연명하는 삶을 너는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몰라도 상관없도록 하는 것 또한 나의 일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