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미로 Mar 03. 2024

글 쓰는 게 무섭나?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만 쓰다 만 글들을 보면 시간이 전부가 아닌 듯싶다.

글감을 떠올리고 마구 써 내려가다가 멈추고서는 다시 손대지 못한다. 며칠이 지나서 그 글감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고, 또 개인 낙서장이 아니고 공개적으로 글을 게시하는 거라 생각하니 마무리가 안되기도 한다. 그래서 깊이 생각하고 다듬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하루 이틀 미루다 보니 한 달이 넘어도 글을 쓰지 못한다.

어스름해지는 저녁에 동녘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때는 여전히 눈가에 주름 그어가며 지켜보게 눈길을 끈다. 잠시나마 쳐다보고 있자니 몇 가족이나 되는지? 쉴 곳이 어디기에 이 늦은 시간에 저리로 몰려가는지? 매일 지나가는데 오늘만 내가 하늘을 본 건지? 오만가지 생각이 들어 글을 쓰며 이 마음을 저장해두고 싶은 생각이 든다. 오늘은 큰맘 먹고 글을 쓰지만 보통은 맘만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다.

그렇게 열심히 써보겠다고 맘먹었었고, 한때는 열심히 썼었는데 벌써 권태기가 온 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데 아까 얘기한 공개적인 글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먼 후일 읽어보고 후회할 글을 안 쓰겠다는 마음가짐이 걸림돌인 거 같다. 그리고 누가 보면 그랬구나 하고 속 마음 알아차리는 게 두려워 얘기가 끊어지는 것도 있는 거 같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런 거였는데... 나만의 삶과 나의 생각을 적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손가락질받을 수도 있고 누군가 공감하여 감동할 수도 있는 건데... 이제와 또 머뭇거리다니... 무슨 일인가?

신경 쓰지 말자고 생각해도 글이 안 써지니 소용이 없고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 고민해 봐도 답이 없으니 계속 방황을 한다. 답답한 마음에 이런 나 자신을 글로 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글 쓰는 게 무섭나?

작가의 이전글 덜렁덜렁 예술이 달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