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택배산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삼촌 Jan 21. 2024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

도덕감정론 2

감정이 삶을 좌우한다. 사람은 불안에 의해서 움직인다. 삶 속에 숨어있는  부정적인 감정 무언가를 끊임없이 뒤쫓고 더 나은 사회적 지위하게 만든다. 경제적 성공조차도 이런 감정적 갈증해소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들이 이루지 못한 성공을 해도 여전히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휩싸인 채 다음 행보를 재촉받는 것이 인생이다.


아담 스미스는 인간은 타고난 이기적인 존재이지만 감정은 그런 본능조차 억누르게 만드는 강력함을 지녔다고 강조한다. 연민, 동정심과 같은 감정들은 자신을 향해 고정된 시선을 타인을 향하게 만들고 관심을 가지게 한다. 사람이 주변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충동적으로 온갖 행동을 하기까지 한다.

 

관계 속에서 감정과 감정이 맞부딪친다. 감정과 감정 간에 인정을 받고(시인), 부정당하는(부인) 과정에서 공감대(동감)가 형성된다. 시인(是認)에 경이(驚異)가 융합되고, 생기가 더해져 "감탄"이라는 감정이 탄생하고 찬양, 갈채라는 또 다른 감정으로 이러한 감정들을 자연스레 표현한다. 이처럼 사람의 관계란 무수한 감정들의 연쇄적인 과도 같은 촘촘한 그물망 위 형성되어 간다.     

하지만 사람들은 남의 말과 행동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며 그저 피상적으로 살아간다. 타인에 대해서나 나 자신에 대해서나 우리는 그냥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산다.

   

왜 누구는 돌연 시기, 질투에 사로잡혀 내 일을 훼방 놓을까?

왜 어떤 사람은 마치 신이라도 되는 양 그릇된 자신감에 차서 본인은 절대 틀릴 수가 없다고 생각할까?

왜 사람들은 갑자기 비이성적으로 행동을 하며 시꺼먼 속내를 드러낼까?


관계가 긴밀하게 엮일수록 우리는 불안해진다. 남들의 추한 행동과 나 자신의 알 수 없는 행동들로 인해 이런저런 갈등을 겪으며 힘겨워하곤 한다. 담 스미스는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통증(通症: pain) 같은 감각기관이 아니라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것들을 생각하는 관념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쉽게 말해서 감정은 생각(상상)을 통해 작동한다는 말이다. 로버트 그린은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는 감정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힘들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그것을 <인간의 본성>이라고 지칭하면서 분노나 불안, 두려움 같은 감정들은 어느 개인이나 집단으로 인해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주요 원인 이 된다고 말한다.

   



업에 실패했을 때,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을 때 나를 진정으로 힘겹게 하는 것은 그런 상황들이 아니었다.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에서 두 번 다시 미소를, 그리고 따스한 가족의 체온을 두 번 다시 느낄 수 없으리라는 절망스러운 생각과 그 생각의 꼬리를 문 채 들이닥친 극심한 좌절감과 슬픔이라는 감정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인생의 막다른 길목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도전을 하거나 시도를 할 때마다 나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인생의 거대한 장벽들이 아니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운 생각과 그 꼬리를 문 불안, 절망, 회의감과 같은 무거운 감정의 족쇄 때문이었다. 내 삶 속에서 감정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만 있다면 인생에서 두려울 것이 결코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담 스미스는 감정이란 결코 이기적인 존재를 돋보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감정은 철저히 타인과 교감하며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해 사용될 때 가장 유용한 도구라고 설명한다. 날것 그대로의 원초적인 우리의 감정들(희로애락)을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적절하게 절제하고 재련되어야 한다. 공감하는 능력을 상실한 존재는 광인(狂人)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아내와 휴일아침 산책을 했다. 내일부터 강추위가 다시 온다고 한다. 알 수 없는 염려와 불안이 고개를 슬며시 쳐든다. 하지만 우리는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기로 했다. 아내와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 휴일 아침이 여유롭게 영글어간다. 예민한 감정의 막내아들을 위해서 우리가 감정적 안전지대가 되어주자며 한 걸음씩 옮기는데 산비둘기 두 마리가 구구거리며 우리 주변 가까이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진정한 변화는 어려움에 대처하고 참고, 견디고 싸워서 얻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일을 하면서 그보다 깊은 곳을 건드려야 진정한 변화가 생긴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FEARLESS/ 피파 그레인지>








매거진의 이전글 화가의 회복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