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느 가족」
상처로 이어지는 관계, 가족
1.
이전의 가정에서 학대를 당한 쥬리는, 자신의 몸에 있는 화상 자국에도 “넘어졌다”고만 말한다. 목욕을 하다 본 그녀의 가짜 엄마 팔에도 같은 자국이 있다. 가짜 엄마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쥬리는 고개를 저으며 계속 상처를 매만진다.
2.
아키는 업소에서 몸을 보여주며 일한다. 평소에는 얼굴도 보여주지 않는 그녀의 단골 ‘4번 손님’이 웬일로 돈을 더 내고 토크 서비스를 받겠다고 한다. 손님의 오른손에 상처가 있다. 자기가 자신을 때렸다고 하는데, 아키는 나도 그래본 적이 있다며 손님을 위로한다. 손님은 아키의 무릎에 누워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린다. 아키는, 시간이 다 지났는데도 손님을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는다.
3.
건설 현장에서 다쳤지만 산재 처리를 받지 못하는 남편과, 세탁 공장에서 해고당한 아내가 집에서 국수를 먹는다. 아내는 퇴직하며 얻은 돈을 화장품과 속옷을 사는 데 썼지만 남편은 뭐라고 하지 않고 “그랬구나”하고 끝낸다. 그들은 그들의 가난과 과거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서로를 탓하지 않는다. 아내는 국수를 먹다 말고 그런 남편에게 옛날 때처럼 입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