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쭉 써 내려간 초등교사 K의 10년일기 5

5-2. 뚜비빠빠 방송부

by 꿈몽글

5-2. 뚜비빠빠 방송부


아, 그리고 업무 이야기를 빼먹으면 서운해서 조금 덧붙여 놓겠습니다.


이때 방송 업무를 맡은 건 행복이었어요.


방송실이 고장이 났어요. 하하하.


제가 고장 낸 건 아니고, 하하하.


시설 노후화로, 하하하.


그래서 하반기에 전면 대공사가 예정되어 있었지요.


그런데 그렇다고 방송 안 하고 방송부 아이들을 그냥 방치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제가.


아이들 뭐 맛있는 거 한 번이라도 협의회비로 먹이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방송부 아이들을 보니 의욕이 있더라구요.


이에 방송부 전면 개편, 개혁을 부르짖기 시작합니다.


그때 좀 유행했었던 '보니하니'처럼 우리 방송부를 바꾸자고 외쳤죠.


아이들은 모두 적극 동의하고 호응했습니다.


방송부 이름을 "뚜비빠빠 방송부"로 바꿨고요.


주제가 및 율동을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드라마의 멜로디와 춤을 따와 만들었습니다.



[2018년 4월 23일 월요일, 날씨: 비]


아이들과 뚜비빠빠 방송부 활동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드라마의 엔딩 곡에 맞추어 율동을 연습했다.


노래를 직접 불러 멜로디를 입혔다.


최대한 원곡 일본어 가사의 각운, 두운 등을 살려서 가사를 개사했다.


학교에 오는 게 즐겁다는 노래로.


이 준비 과정이 너무나 즐겁다.


준비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쓰였지만,


분명 보람찬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번 주는 영상 촬영 및 편집으로 계속 매일 초과근무를 해야할 것 같다.




방송을 실시간 생방송으로 할 수 없으니까, 동영상 클립으로 만들어 학급에 뿌렸습니다.


교육자료로 쓰실 수 있게 가끔 '학교폭력예방' 등 교육적인 내용도 섞었고요.


'친구에게 편지 쓰기' 등 이벤트를 실시해서 라디오DJ처럼 사연을 읽어주기도 했습니다.


담임 선생님들께서 방송을 잘 틀어주신 덕분에, 실시간 방송은 못했지만, 모든 아이들이 뚜비빠빠 방송부의 존재감을 또렷하게 인식하고 있었어요.


방송부 아이들은 이에 어깨에 힘이 더 들어가고, 더 책임감 있게 방송부 활동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저는 교장 선생님께 당당하게 방송부 아이들 간식을 요구했지요.


이런 게 하나의 선순환 작용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확실히 자기랑 잘 맞는 업무가 있긴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때의 경험을 살려 학생자치 업무에도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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