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쭉 써 내려간 초등교사 K의 10년일기 5
5-3. 소년점프
5-3. 소년점프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 소년점프, 소년점프, 와다다다다!"
계획대로 되는 줄 알았습니다.
공군학사장교 시험 1차 시험 합격 후 체력 테스트만 남겨놨어요.
육군학사장교 시험은 전체 4등으로 1차 합격했다고 친구가 말해줬는데, 친구가 자기가 3등이랬어요.
제가 직접 가서 들은 게 아니라 진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친구는 체력도 좋고 건장해서 육군 장교로 바로 가버렸어요.
저는 공군학사장교로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던지라 육군장교시험은 2차 시험을 응시하지 않았거든요.
계획대로 공군장교로 가면 너무 좋겠다 싶었죠.
그런데,
학생들과 축구를 하다가 일이 하나 생기더라고요. 하하.
그날 왠지 몸이 좀 무거웠어요.
그런데 갑자기 업무가 하나 생겨, 급히 처리하고 몸도 못 풀고 축구를 시작했어요.
아이들하고 하는데 뭘 얼마나 뛰었겠어요.
그냥 가볍게 점프하고 아이와 살짝 부딪히고 내려오는데, 온 몸에서 "빠다닥" 세 음절의 소리가 명확하게 울려퍼졌어요.
이거 뭔가 정상은 아니다 싶어서 잠깐 걸었어요.
잠깐 걷다가 털썩 주저앉았어요.
아이들이 "선생님, 뭐해요. 어서 뛰어요."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으응-." 대답하고는 뛰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도 이건 아무리 봐도 좀 아닌 것 같은 거예요.
보건실에 문의했지만, 이건 보건실에서 끝날 일이 아니란 걸 직감으로 알았어요.
끝나고 바로 근처 종합병원에 갔어요.
MRI를 찍어야 하고, 결과는 다음날 나온다고 하더군요.
MRI를 찍고 집에 돌아오니, 이게 진짜 뭐가 상태가 아닌 거예요.
다리가 안 굽혀지더라구요.
망했다 싶었어요.
뭐가 망한지는 다음 날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다음 날이 되어 병원에 갔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아휴, 축구하시다가 많이들 이래요. 여기 사진 보이시죠? 전방 십자인대 완전 파열입니다. 인대 세 가닥이 모두 다 나갔다고 보시면 돼요. 다행히 반월판은 안 다친 것 같은데, 이건 열어보고 다시 판단하긴 해야 합니다."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뭐 당장 죽거나 하는 그런 건 아니니, 큰 일은 아니지만.
나, 공군학사장교 시험 보러 가야 하는데.
"선생님, 그러면 저 이거 수술 해야 하나요?"
"예, 당연하죠. 수술 후 재활기간까지 6개월에서 1년은 잡으셔야죠."
"저 공군장교 시험 보러 가야 하는데…."
"네? 아직 미필이세요?"
"네. 저 장교 시험 이번에 못 보면 바로 끌려가요, 선생님."
"하하, 그건 걱정 마시고 수술 받으시게요."
나중에 알고보니 전방십자인대 완전파열로 인한 타건 이식 수술을 받으면 군대가 면제 처리 되는 것이더라고요.
의사 선생님이 왜 이렇게 해맑게 웃으셨는지 이어지는 설명을 듣고야 이해했습니다.
제 인생 참 소년점프스럽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