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염뽀짝 우리들의 학교 이야기
초등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은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교실에서 살아갑니다. 때로는 부모님도 모르는 깜짝 놀랄 모습을 갖고 있기도 하지요. 그것은 아마 교실이라는 공간이 특별한 매력을 가진 곳이기에 그럴 겁니다.
많은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통해서 공동체 생활에 대한 큰 틀을 익히긴 합니다. 하지만 유치원·어린이집에서 경험한 것과는 또 많이 다른 것들을 배우기 시작하는 곳이 초등학교이기에, 여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어른들도 모르는 사이에 쑥쑥 커버립니다.
그렇다면 초등학교는 어떤 공간일까요?
거기에 대한 해답을 드리기 위해 저희 꿈몽글 팀은 ‘귀염뽀짝 우리들의 학교 이야기_학교생활 Q&A’ 시리즈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 글은 다음의 큰 목적을 두고 이야기를 펼쳐나갈 생각입니다. 바로 ‘우리 모두 지금의 학교를 올바로 바라보는 것, 그리고 우리 아이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는 실수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의 경험과 기억으로 현재 아이들의 생각과 경험을 한정하는 것입니다. 예전의 학교 기억이 선명하기에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30년 전은 사실 너무 먼 옛날이거든요. 가령 우리가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를 산정하면서, 1996년의 애니콜 휴대폰 SCH-100 모델을 근거로 “에이, 삼성전자 시총이 468조 원이라고? 말도 안 돼.”라고 오늘 2024년 1월 1일에 말한다면 다들 이상하게 생각할 겁니다. 이상한 말의 시간적 배경을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지요. 2011년에 나온 갤럭시 S2 모델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한 주당 가격은 3만 원으로 가기 힘들어.”라고 말해도 솔직히 제정신이 아닌 말이지요. 지금의 삼성전자는 시총 468조의 대기업이자, 삼성의 갤럭시S23 모델은 과거의 모델들과 또 다른 차원의 기기이니까요.
하지만 어째서인지 우리는 ‘학교’에 대해서만큼은 과거의 기억으로 현재를 재단하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습니다. 부모님들이 학교에 다니던 1990년, 2000년대의 기억으로 2020년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경험을 해석하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의 대화가 겉돌기 쉽습니다. 그 시대를 살아간 어른들은 성적순 줄 세우기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을 수 있지만, 오늘날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등수대로 성적을 공개하는 그런 분위기를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그 시대를 살아간 어른들은 초등학교에서조차 싸움 실력으로 학급 서열을 매기는 경험을 많이들 할 수밖에 없던 야만의 시대를 살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싸움으로 학급 서열을 매기는 것이 일반적인 경험은 아닙니다. 그 시대를 살아간 어른들 중 일부에겐 교사에게 매를 맞고 혼나는 것이 일상다반사였을 수 있지만, 오늘날의 아이들에겐 매를 맞는다는 것은 뉴스에 나올 큰일로 생각되지요.
안 그래도 시대는 급격하게 바뀌어 가고, 아이들의 트렌드와 유행도 빠른 속도로 전환되는 가운데에, 우리 아이들의 대화를 예전의 기억으로 해석하면 대화의 오류가 생기곤 합니다. 가령 우리 아이가 “엄마, 나 친구들이랑 틱톡 보고 춤추며 놀았어.”라는 말을 듣고는 ‘대체 왜 내 아이는 친구들이랑 만나서 휴대폰 영상만 보지? 제대로 놀긴 하는 건가….’라고만 생각하면 지금 또래 아이들에서 퍼져나가는 놀이문화를 정확히 이해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시험을 본다고 하고 과정 중심 교육과정이나 개념 중심 교육과정에 기반하여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이나 포트폴리오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자료를 찾거나 영상을 찍는 교실 속 모습을 보고는, ‘대체 이 아이들은 시험을 본다고 하고 왜 숙제나 하고 있는 것일까.’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요. 아이들로서는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르는 중인데도요.
그러니까 학교라는 이름과 교실이라는 공간의 겉모습은 그대로인 것 같지만, 사실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 그리고 그 속에서 발생하는 교실 문화, 그리고 그것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교육과정까지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화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잘 이해해야 우리 아이들의 삶을 더욱 잘 헤아릴 수 있게 됩니다. 그렇기에 지금 아이들이 살아가는 학교와 교실이라는 공간을 이해하는 것은 학부모로서 너무나 중요한 과제로 다가오게 됩니다.
저희 꿈몽글 팀은 우리 학부모님들이—그리고 필요할 때엔 우리 아이들도— 읽고 이해하고 학생으로서의 삶을 더욱 깊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첫 시작을 여러분은 지금 함께 하신 겁니다. ‘과거의 기억으로, 어른들의 기억으로 지금의 아이들의 모든 것을 단정 짓지 않는 게 필요하구나.’라고 공감해주신다면, 정말 멋진 어른으로서의 발걸음을 내딛어주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게 우리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학교를 알아야 하는 이유이니까요.
매주 교육 언론 교육플러스에 기고하는 글을 브런치에도 함께 연재합니다.
교육플러스: https://www.edp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