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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엔지니어 May 11. 2024

유통 MD - 4

아트와 사이언스의 미학 - MD

Chapter4. MD개편

유통사의 MD개편은 해당 유통사(백화점, 쇼핑몰, 면세점, 마트 등등)의 카테고리 매니지먼트 전략을 재조정하거나 개선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보통은 연단위 매출과 수익 목표를 수립할 때 수반되며, 그 외에도 유통사 면적의 확장/축소, 신규 지점 오픈 등의 변화에 앞서 수행하는 과정입니다. 또는, 의미있는 브랜드의 입점 또는 퇴점에 따른 조정이 필요할 때 개편은 필수인데, 예를 들어, 제 1 대형 브랜드가 퇴점할 상황이 생기면, 그 면적을 제2, 제3 브랜드들이 순차적으로 이동 조정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 마치 신규 지점을 오픈하는 것 같이 일이 커지기도 한답니다.   


유통사의 MD개편이 필요한 경우를 원론적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시장 변화 즉, 소비 트렌드나 경쟁 환경의 변화에 대응
온/오프라인 트렌드 변화(온라인 쇼핑 강세 또는 옴니 채널 전략 등)에 따른 개편이 필요하기도 하고, 제품 카테고리의 트렌드 변화에 따라 해당 카테고리를 강화/축소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패션 브랜드의 면적 점유율이 월등히 높았다면, 약 10년전부터는 해외 고객이 선호하는 화장품 카테고리의 입지가 강화되었죠. 


고객 경험 개선
최근 인기리에 종방한 '눈물의 여왕' 드라마에서 주인공 백화점 사장이 고객들 편히 쉬고 아이들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늘리라고 하죠. 사실 이런 변화는 이미 많은 백화점과 쇼핑몰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위 면적의 효율만을 생각해 판매 공간으로 빽빽하게 채웠다면, 이제 고객 유입을 위한 여가 공간의 중요성이 계속 부각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백화점내 주요 위치가 맛집으로 바뀌고, 심지어 전시회 공간까지 설계된 배경입니다.


브랜드 포지셔닝
위 2 가지 경우가 회사 차원의 전략적 방향성에 따른 MD개편 사유였다면, 브랜드 포지셔닝에 따른 MD개편은 MD 오너십 아래 카테고리 매니지먼트 차원의 MD개편 사유라 말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후 계속할 MD개편에 대한 저의 이야기는 거의 브랜드 포지셔닝 관점이라 이해하셔도 좋습니다. 매출과 수익 확대를 위해 최적의 동선을 고려한 층간 계획을 세우는 것과 층내 브랜드 레이아웃을 조정하거나 강화하는 일련의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레이아웃 전략은 주요 브랜드 협상과도 깊이 맞물려 있습니다.



유통 MD의 거래조건(T&C) 협상이 MD만의 고유 영역이자 패션 브랜드 MD와는 다른 원가 관리 방식이라면, 유통의 MD개편도 패션 브랜드와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브랜드 MD가 제품별 역할에 따라 매장의 레이아웃을 나눠 VMD 계획을 세운다면, 유통 MD는 브랜드별 역할에 따라 유통사 전체의 레이아웃 계획을 세워야 하니까요. 


그런데, 보통 한 브랜드 전체에 오너십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 MD와 달리, 유통사 전체 브랜드 중 일부 브랜드 오너십만을 가지고 있는 유통 MD들은 혼자서 전체의 레이아웃을 수립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훨씬 넓은 땅덩어리에 많은 브랜드가 입점 되어있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이 브랜드들은 Chapter1에서 얘기한 카테고리 팀(패션, 화장품, 시계/주얼리, 식품, 전자 등) 단위로 나뉘게 됩니다. 보통은 층 단위로 구분되죠. 때문에, MD본부 내에서는 카테고리 팀별로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신경전이 생기고, 이렇게 구분된 카테고리별 입지 내에서는 브랜드별 좋은 땅을 차지하려는 MD간 신경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 신경전을 중재할 수 있는 기획팀이 참여한 MD개편 회의가 필요한데, 우리끼리는 이 회의를 땅따먹기 회의라고도 해요.  


중재자 역할을 수행해야할 기획팀은 회사 전체의 입장에서 전략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하는데, 그 기초가 되는 것 또한 카테고리 매니지먼트 입니다. Chapter2에서 카테고리 매니지먼트대해 이야기 때, 매출 기여도와 고객 유입 효과(또는 화제성)따라 분류해서 볼 필요도 있다 했죠? 관점이 MD개편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오늘은 조금 더 사례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정리해 볼게요. 

핵심 브랜드 (High 매출-수익 기여도 / High 고객 유입 효과) 
인기 화장품 브랜드가 적합한 사례일 것 같습니다. 많은 고객들에게 판매하여 높은 매출과 수익을 가져다주는 브랜드이죠. 상대적으로 좋은 입지에 배치하긴 하나, 하이엔드 대비 조금 안쪽(또는 위층)으로 배치하는 것도 좋습니다. 목적 구매 성향이 큰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어 많은 고객들을 좀 더 안쪽으로 유입시킬 수 있고, 하이엔트 패션 대비 면적 효율도 좋은 효자 카테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 유입 브랜드 (Low 매출-수익 기여도 / High 고객 유입 효과)
화제성이 큰 유명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합한 사례일 것 같아요. 브랜딩 파워 덕분에 고객 유입 효과가 크고, 높은 단가 덕분에 매출 기여도도 높은 편이지만, (거래 조건이 불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 때문에 수익 기여도는 높지 않습니다. 넓은 면적을 요구하기 때문에, 평당 매출 효율 또한 항상 높은 것도 아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 기여도 보다는 그들의 화제성에 더 큰 역할 점수를 주는 브랜드군으로 1층 가장 좋은 위치에 입점시키는 경우가 대부분 이랍니다. 


매출 기여 브랜드 (High 매출 기여도 / Low 고객 유입 효과)
조금 특수한 그룹이 될 수도 있는데, 한 번에 대량 구매를 하는 B2B 성향의 제품을 보유한 브랜드가 그 적합한 예가 될 것 같습니다. 확실한 목적 구매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입지 등급에 예민하지 않은 브랜드군 입니다.     


보완 브랜드 (Low 매출 기여도 / Low 고객 유입 효과)
당장의 매출 기여도와 고객 유입 효과 모두 낮지만, 브랜드 라인업을 완성하거나 특정 고객층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브랜드입니다. 또는, 테스트가 필요한 신규 브랜드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당장은 효율이 떨어지는 long tail이긴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이들 중에서 잠재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를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니까요. 또는 이 브랜드들이 특정 상황이나 시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MD기획은 이런 카테고리 매니지먼트 차원의 브랜드 포지셔닝과 동시에 유통사 전체 면적의 입지 등급을 나눠서 관리해야하고, 이를 기반으로 각 카테고리 팀에 땅을 분배할 기준을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카테고리팀의 팀장과 팀내 실무 MD들은요? 실무 MD의 입장에서 사내 MD개편 회의를 통해 좋은 입지를 얻어내는 것은, 내가 담당한 브랜드 거래조건 협상의 가장 좋은 무기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필사적일 필요가 있겠죠. 사내 협상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내 브랜드의 입지별 예상 매출과 수익에 대한 충분한 시뮬레이션과 더불어, 해당 브랜드와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실적 확보를 위한 여러가지 대안을 이끌어낼 필요도 있답니다. 



To be continew with S&OP 기반 재고 관리(재고개월수 관리, 결품율 관리, 소진율 관리) 등 유통 바잉 MD의 여러가지 이야기


※ 이 글은 발행 이후에도 계속해서 업데이트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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