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생각하면 삶은 더욱 소중해진다.”
- 세네카 (Seneca)
죽음을 의식하는 것은 삶을 더 깊이 느끼고 소중히 여기게 한다.
필자는 지난 2024년 3월 27일 "죽음을 당당히 바라보며 준비하는 엔딩노트를 시작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유언장을 써서 블로그에 공개한 바 있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죽음이나 시간이 유한하다는 개념을 잘 모른다.
성인이 되면서 또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더욱 명확히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인식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이 중요한지를 깊이 고민하게 한다.
먼저 죽음의 노트, 일명 엔딩노트는 언제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본다. 엔딩노트는 언제 써야 하는지 법적인 날짜는 당연히 없다. 다음과 같은 시기를 고려해서 작성하면 도움이 된다.
첫 번째, 엔딩노트는 건강할 때 미리 작성하는 것이 가장 좋다. 건강할 때는 정신이 맑고 집중력이 높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명확히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급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에도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중대한 삶의 전환기에 엔딩노트를 쓰면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결혼, 출산, 은퇴 등을 맞이할 때 엔딩노트를 작성하거나 업데이트하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인생의 중요한 변화를 맞이하는 시기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세 번째, 건강이 악화되거나 만성 질환이 진단된 경우에 엔딩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기에는 자신의 의료 및 장례 관련 희망 사항을 명확히 하고, 가족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네 번째, 은퇴 후에는 시간이 많아지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이 시기에 엔딩노트를 작성하면, 남은 생애를 더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한 계획을 세울 수가 있다.
다섯 번째, 엔딩노트 작성은 개인적인 선택이므로 정서적으로 준비가 되었을 때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두려울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은 매우 가치 있다고 하겠다.
필자는 인생 전반전을 마무리하는 은퇴 시기인 공로연수 기간 중에 엔딩노트를 쓰게 되었다. 그 이전에 뇌출혈 사고로 세 번째 죽음을 경험하고 회복된 이후 유언장을 써야 되겠다는 다짐을 한 바 있다.
다음은 죽음을 당당히 바라보며 준비하는 엔딩노트 작성법에 대해서 설명해 보겠다. 엔딩노트는 자신의 생애를 정리하고,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메시지나 당부를 남기는 일종의 유언장이다. 유언장을 통해 죽음을 준비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남은 시간 후회 없이 살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첫 번째. 서문 작성하기다. 엔딩노트의 서문에는 엔딩노트를 작성하게 된 이유와 자신의 심경을 담는다.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낀 감정과 앞으로의 결심을 솔직하게 표현해 본다. 예를 들어, "나는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고자 이 엔딩노트를 작성합니다."와 같은 문구로 시작한다.
두 번째, 가장 기본적인 단계로, 자신의 개인 정보를 정리한다. 이름, 생년월일, 주소, 연락처 등의 기본 정보와 가족 구성원의 연락처를 포함시킨다. 또한, 은행 계좌, 보험 정보, 부동산 및 기타 자산 목록을 정리해서 남겨진 가족들이 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 번째, 의료 및 장례 관련 사항 기록이다. 자신의 의료 및 장례 관련 희망 사항을 상세히 기록한다. 예를 들어, 연명 치료 여부, 장기 기증 의사, 선호하는 장례 방식(화장, 매장 등)과 장소, 장례식에서 불리고 싶은 노래나 읽고 싶은 글귀 등을 적는다. 이는 가족들이 본인의 뜻을 존중하며 장례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도와주게 된다.
네 번째, 유산 분배 계획이다. 자신의 유산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한다. 유산 분배 계획은 법적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정확하고 명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유산 분배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섯 번째, 남기고 싶은 메시지이다. 가족, 친구, 지인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를 작성한다. 평소에 전하지 못했던 마음의 말이나 감사의 인사를 남길 수 있는 기회다. 각 사람에게 개별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적어두면, 그들이 이를 통해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여섯 번째, 삶의 기록과 교훈을 작성한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중요한 사건, 성취, 교훈 등을 정리한다. 또한, 평소의 신념이나 가치관,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기록해 둔다. 그러면 후손들이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일곱 번째, 엔딩노트 보관 및 공유이다. 완성된 엔딩노트는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그 위치를 알린다. 가족들이 이를 찾기 쉽도록 온라인 클라우드 서비스나 안전한 금고에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엔딩노트를 작성한 사실과 그 취지를 가족들에게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가족들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혼란 없이 대처할 수 있다.
엔딩노트는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또 <핵심>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남은 시간 동안 후회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귀중한 도구이다.
당신은 엔딩노트라는 것을 아는지? 안다면 엔딩노트를 써 볼 계획은 갖고 있는지? 언제쯤 엔딩노트를 쓸 계획인지? 지금 바로 엔딩노트를 작성할 것을 조언한다. 그리고 시작하면서 수정·보완해 나가기 바란다.
<글의 요약: 마지막 페이지를 열며>
엔딩노트에 내 마음을 담아,
삶의 끝자락을 고요히 준비한다.
서문에 숨겨진 고백처럼,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할 말,
그들의 가슴에 살며시 닿기를.
내가 남기고 싶은 기억들,
조용히 페이지에 새긴다.
삶의 작은 교훈을 적어두고,
가족에게 내 사랑을 전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담아,
진심을 전하려 한다.
이제 나는,
조용히 떠날 준비가 되었다.
엔딩노트를 펼쳐,
조용히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