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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공메자 Nov 14. 2024

91 용서와 이해는 자존감을 살려준다

"나는 3분을 야단치기 위해서 3시간 동안 고민한다." 

- 호리바 마사오(일본 호리바제작소 회장) 

야단이나 꾸중에는 분명히 의욕 저하와 함께 생산성의 저하가 있다. 그래서 야단치는 사람은 신중해야 되고, 3시간을 투자할 정도의 열정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꾸중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어느 한 조직에 몸을 담게 된다. 가장 먼저 가정 조직에 몸을 담을 것이고 이후 학교 조직을 거쳐 사회 조직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게 된다. 사회 조직의 대부분은 기업과 공무원 조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은 그 어떤 누구도 예외 없이 어린 시절이 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부모로 부터, 학교에 들어 가서는 선생님으로 부터 통제를 받는다. 아이들은 때로는 부모님과 선생님의 따끈한 지적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러나 지나친 지적과 야단은 아이들의 자존감에 상처를 줄 수가 있다. 


그래서 자녀가 잘못을 하거나 실수를 하여 혼을 내고자 할 때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어릴 때 자주 혼나고 야단을 많이 들은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을 때 변명부터 하려 한다. 또한 본능적으로 실수할까 봐 도전하는 것을 무서워하기도 한다.  


필자 역시 젊은 시절 지적을 많이 받아 왔다. 가정에서는 지나친 술과 담배 때문에 아내로부터 지적을 많이 받았다. 직장에서는 기획 보고서 잘 못 쓴다고 상사로 부터 지적 받은 적이 있었다. 누구나 본인이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적 받으면 기분 좋을 사람 없다. 이게 바로 자존감에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무의식적으로 말이다. 


지난 2022년 춘천 소방서장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소방업무의 특성상 각종 재난 출동이 많다 보니 크고 작은 차량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한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장으로서 직원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수시로 차량 및 직원 안전사고 예방 교육과 훈련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는 계속 발생하였다. 그것도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아니라 대부분 부주의로 인한 사고였다. 속이 엄청 상하였다. 속이 상한 이유는 사고 난 게 문제가 아니라 똑같은 유형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라는 점이다. 나에겐 인내가 답이었다. 정답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어느 날 야간에 화재출동 중 부주의로 인한 차량 접촉 사고가 있었다. 다음날 사고 경위를 보고받고 보고자에게 운전한 직원 다친 데는 없는지 물어보았다. 직원이 다치지는 않았는데 차가 많이 망가졌다고 하였다. 또 인내를 했다.  


사고가 난 하루 뒤 직장 내 메신저로 사고를 낸 운전 직원에게 아래와 같이 글을 써서 보냈다. 

사고 낸 직원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직장 사회에서 상대를 지적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한번 심각하게 돌아봐야 한다. 내가 상대를 지적하고 또는 조언할 자격이 있는지, 자기는 '바담풍'하면서 상대에겐 끊임없이 '바람풍' 하기를 원하지는 않는지를 말이다. 


잘못하면 "네가 뭔데 나한테 지적질이야. 너나 잘해‥"라는 반응에 부딪칠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바담풍이라고 읽어도 너희는 바람풍이라고 읽어야 한다."라는 속담은 본인은 똑바로 못하면서 남보고 잘 하라는 태도를 가리키는 것이다. 


<핵심> 상대의 잘못에도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이 자존감과 건강한 조직을 살린다. 필자의 좌우명인 '해불양수(海不讓水)'가 해답을 줄 것이다. 바다는 어떠한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해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실수를 저지른 사람을 질책하지 않고 이해하며 용서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자존감을 살려 주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따뜻하고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글의 요약: 따뜻한 꾸짖음>


말 한마디에

마음이 멍들까

나는 오랜 시간

고민에 잠기네


바다는 모든 물을

조용히 품듯이

잘못을 탓하기보단

먼저 안아주고 싶다


살며시 건넨 손길에

굳은 마음 풀리면

다시 일어설 용기를

그대 품에 심어주리


꾸짖는 대신

따뜻이 품어주는 것

그것이 내가

믿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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