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훈 (27세, 서울)
다시 한 번 인사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그 중에서도 서울에서 꽤나 바쁘고 꽤나 여유롭게 사는 20대 신지훈입니다.
지금도 주말 저녁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한강에서 가을 바람을 쐬며 분홍빛 노을 아래에 있거든요.
문득 드는 생각이 지금 이 모습이 20대의 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모습이네요.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 직성이 풀리지만, 바쁘게 뛰어다니는 건 질색이에요.
누군가는 답답해 할 정도로 느긋한 성격이지만 멈춰있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속도가 딱 적당한 것 같아요.
달리기도 자전거도 가끔 너무 빠르단 생각이 드네요.
아시다시피 저는 태어난지 이제 겨우 20년하고도 몇 년 더 지났고,
큰 사고가 없다면 아직은 살아갈 날이 한참은 더 남아있는,
일생으로 봤을 때 겨우 시작점에서 발을 뗀 시점 정도 되겠네요.
그런데 그런 생각 든 적 없나요?
한창 바쁘게 무언가를 하고 있을 때보단 시작하기 전이나 갓 시작했을 때가 제일 어려운 그 느낌.
저에게 스물은 겁이 났고, 무섭고, 힘들고, 특히나 어려웠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죠.
되고 싶은것 또 하고픈 일들을 하라네
왠지 자꾸만 난 불안해
알았던 모든것은 전부 허구였어
꿈이란 결코 마법처럼 되지않아
- 버즈 '비망록(스물의 노래)' 중에서
어른들에게서나 TV에서 들리는 스물은 낭만과 도전이 가득한 시기였는데,
저에게는 마냥 그렇지만은 않았고 비단 저만이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 저를 막연하게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인생 1회차' 였어요.
누구나 처음은 낯설죠.
아이러니하게도 오늘과 내일은 누구에게나 처음이에요.
저는 수업을 들을 때도 OT를 빼먹는 것을 싫어합니다.
혹시 내가 놓친 것은 빼먹은 것은 없는 지 한학기 내내 불안하거든요.
게임을 할 때도 규칙을 설명 들을 때 제일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삶에 있어서도 시작이 중요했나봐요.
왜 사는지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 지까지가 알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주체적으로 살아보기'였어요.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대로 살면서 모르겠는 것은 다 해보는거죠.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름조차도 제 이름을 제가 지어보고 싶어서 그렇게 했네요.
그래서 어려웠어요.
다른 누군가의 말대로 살고싶지도, 그로 인해서 그들을 탓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렇다더라'하고 넘기기 보단 '내가 해보니 그랬었지'가 좋아요.
웬만큼 실패하지 않는 길보단 어릴 때 몇 번 실수해보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그렇게 다-해보려다 보니, 어려울 때가 많았네요,
저의 스물은.
지금도 그런 질문을 들을 때가 많아요.
"왜 그 일을 하냐."
"왜 거기서 사냐."
"왜 그렇게 사냐."
모르죠. 몰라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살아보고 다 해보려구요.
가끔은, 아니 사실 거의 매일 불안하지만,
내일보단 오늘이, 내년보단 올해가, 서른보단 스물이,
무언가를 시도해보기에는 더 나은 날이지 않을까요?
지금 하는 소소한 경험과 고민들이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그냥 적어두려구요.
훗날의 저와 아내에게, 제 아들, 딸에게,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또 다른 이에게는 공감이
또 다른 이에게는 지난날에 대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위 글은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운 현생 1회 차 한 20대 청년이 기록하는 일, 사람, 환경 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또 다른 이에게는 공감이 또 다른 이에게는 지난날에 대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청춘기록 #청춘을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