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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무 Jun 05. 2024

조토의 종탑, 두오모 성당(유럽10)

내가 하루에 이 두 곳을 가려고 한 게 아닌데......

 인생의 계획은 계획일 뿐 계획대로 움직이는 게 어디 인생인가요?


 두오모 성당에 입장하려면 예약 시간을 정해서 가야 한다. 우린 아침 일찍 가야 사람이 적을 거로 생각하고 입장 시간을 이른 시간으로 잡았다. 그리고 종종걸음으로 펭귄 가족은 빠르게 걸었다. 예약 시간이 가까워져 올수록 나는 마음이 급했다. 다행히 여유롭게 도착해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올라가면서 자꾸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사전에 공부하고 간 두오모 성당이 아닌 것이다.  414개의 계단을 밟고 올라 간 그곳은 내일 가기로 한 '조토의 종탑'이었던 것이다.

조토의 종탑에서 바라본 두오모 성당의 큐폴라를 보며 날아서 그쪽으로 가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시간에 쫓겨 빠르게 내려가 다시 두오모 성당으로 갔다. 그리고 463개의 계단을 올라갔다. 정말 제대로 알아보고 가지 않은 나를 원망하며, 잘 걸어가 주는 아이 펭귄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우리는 드디어 그 좁은 계단 관문을 통과해 조르조 바사리의 최후의 만찬 천장화를 마주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는 두오모 성당에서 함께했다. 피렌체에서 내가 가보고 싶은 곳. 그곳 가는 길이 계획대로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좋았다.

PHOTO 2023.04.12.by 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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