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에서 머무는 동안 우피치 미술관과 피티 궁전, 보볼리정원을 갔다. 우리숙소는 아르노강 건너편에 있어서 그 강가를 오며 가며 피렌체를 즐겼다.
아이 펭귄들은 미리 유튜브와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 안 상태에서 우피치 미술관에 입장했으나 어마어마한 규모와 많은 작품 때문에 빠른 속도로 지쳐가는 게 눈에 보였다. 그래도 자기가 알만한 작품을 만나거나 맘에 드는 작품 앞에서 사진 요청을 해서, 이만하면 관람 성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 여행을 하면서 아이 펭귄들이 많이 한 말은
"얼마나 걸었어요?"
"만 보 넘었어요?"
"곧 있으면 이만 보 걷겠는걸, 신기록 세우는 거야."
한국이었다면 걷기 힘들다며 언제 집에 가냐고 했을 아이 펭귄들. 유럽을 오기 전 우린 약속한 게 몇 가지 있다. 첫째, '숙소 언제 가요?'는 한 달 반 동안 3번 이상 말하지 않기. 둘째, 유럽에 가기 위해서 우린 시간 날 때마다 산행을 통해서 체력을 키우기. 셋째, 각자의 여행 일기 쓰기. 그 약속을 아이 펭귄들은 잘 지켜줬고, 몇만 보 걸었는지 확인 함으로써 성취감을 느끼기까지 했다. 그렇게 여행을 통해서 우린 함께 계획하고 실천하는 경험을 맛보았다.
또한 피렌체에서 나에게 기억에 남는 일은 아이들은 숙소에서 유튜브를 보며 쉬고 있는 시간에 남편과 둘이 베키오 다리를 건너서 정처 없이 돌아다닌 것이다. 이 여행의 시작이 나의 자유로움과 남편의 소모된 에너지를 위한 것, 우리가 신혼여행 때 오지 못한 이곳으로 오기로 한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었는데 그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둘만의 잠깐의 시간이 좋았다. 그리고 아이 펭귄들을 유럽에 데리고 다닐 정도로 키운 서로를 기특해하며 감사하며 여행을 즐기는 이 시간이 꿈만 같고, 돌이켜 생각하는 지금도 꿈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