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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부부 - 우리는 시작부터 왜그렇게 싸웠을까?

[프롤로그] 표면적 이유와 진짜 이유

by 마마멜

우리는 시작부터 왜그렇게 싸웠을까?


남편이 육아휴직을 시작하고 처음 두달은 결혼 8년을 통틀어 가장 많이 다툰 시간이었다.

집에서 긴 시간을 함께 보내니 집안일부터 육아까지 사사건건 의견이 대립됐다.

연애+결혼까지 10년,

나름 서로 타협하고 배려하며 잘 지내왔는데 이번엔 달랐다.

한번 싸우면 감정의 골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결국 부부 상담까지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남편은 어딘가 우울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


예전에는 싸우면 꼭 해결하고 나서야 잘 수 있게 해주던 남편이, 이땐 갈등을 해결하려는 의지도 없어보였다.

평소엔 둘 중 한명이 장난스럽게 말을 걸거나 맛있는 저녁을 시켜 분위기 전환하며 풀어가곤 했다.

그런데 이 역할을 더 자주 맡았던 남편의 상태 변화는 우리의 갈등 해결에 치명적이었다.



싸움의 시작은 단순했다


모든 육아를 하는 집안이 그렇듯


외출할때 준비를 좀 서둘러주면 안 될까?

외출 직전에 화장실은 좀 진작 가주면 안 될까?

밟히는 장난감 좀 중간중간 치우면 안될까?

나 오늘 새벽에 3번 깼어.

난 오늘 빨래만 세 번째야


보통 어느정도 싸우면 누구 한명이 한발짝 물러나주면서 잠시 소강되는데, 이상하게 싸움의 출구가 안보인다.

분노보다도, 알수없는 억울함에 복받친 엄마사자 아빠사자는 발톱을 더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아이 앞에서 큰소리를 내기까지 하자 정말 이대론 안되겠다 싶었다.


그당시 아기가 돌무렵이었다.

아기의 새벽깸, 초기 재접근기, 어린이집 적응기간 등 여러 표면적인 이유들도 있었다.


그런 거 말고 육아휴직 시작과 동시에 가열차게 부딪쳤던 진짜 이유들을 남편과 함께 짚어봤다.


아내 입장에서 쓰는 글이기에, 혹시나 편파적인 입장을 전달하지 않을까 싶어

남편에게 이 글의 구성도 공유하고 사실관계에 대한 첨삭까지 받았다. 파란색글씨


함께 육아휴직을 계획한 부부들이 우리와 같은 불필요한 감정소모를 반복하지 않길 바라며... 아니, 경험은 뭐든 좋은 거니까, 조금 더 이르게 자신들의 상황을 진단할 수 있길 바라며.


1. 남편 육아휴직 시작! 과 함께 우울감이 찾아온 남편,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
2. 남편이 다 해줄거야 - 보상심리에 젖어있던 나
3. 다시는 없을 이 시간을 '잘' 보내야 돼 - 이상과 현실의 차이
4. 해결책을 찾아가다 - 나와 남편을 새로이 알게되는 시간

다음 글에서 하나씩 풀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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