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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 Jun 24. 2023

성공의 끌어당김

목표가 생긴 우리들에게




군대 후임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까마득해 보이던 그 친구의 전역이 바로 내일로 다가왔다는 소식에, 카톡 답장도 할 것 없이 곧장 전화를 걸어 놀리기 시작했다.


“니가 무슨 전역이고! 아직 한창 더 해야지!”


“그만해 이제 좀 날 꺼내줘 형ㅋㅋㅋㅋ”


후임 친구의 목소리에는 설렘과 떨림이 가득했다. 희로애락을 함께한 전우(?)였기에 여러 에피소드들이 많이 떠올랐고, 이야기하며 추억에 잠기다 보니 시간 가는지도 모르고 대화가 이어졌다.  


자연히 감자의 군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는데, 내게서 정말 인상 깊이 느낀 것이 한 가지 있었다며 운을 뗐다. 그것은 바로 10,000 감사 운동에 참가해 포상휴가를 따냈던 일이다.


형삼촌아저씨라 놀림 당했었습니다.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죠?^^


말 그대로 10,000가지 감사한 일을 공책에 손수 적는 운동이다. 정확히는 나에 대한 감사•남에 대한 감사•환경에 대한 감사를 포함한 총 세 가지 감사를 하나로, 총 30,000가지 감사 문장을 작성해야 했다.


군 복무 당시 만감사 운동에 성공한 사람은 군단 전체를 통틀어 나뿐이었고, 지금도 후임 말에 따르면 적어도 대대 전체에서는 감자 이후로는 멸종된 상태라고 했다. 사실 돌이켜 보면 성공 여부를 떠나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이가 대부분이었다.


좋게 보면 감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일이지만, 포상 휴가를 최대한 주지 않고자 무리한 목표를 걸어둔 운동이었던 것이 대부분 장병들의 생각이었다. 짧은 개인정비 시간을 할애해 하루에 백문장을 써도 300일이 걸리니,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일인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감자씨는, 기다리는 콩자씨와 가족들을 위해 받을 수 있는 휴가에는 최대한 도전해 보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이왕 하는 일, 최대한 감사 운동의 취지를 생각해 감사의 힘을 길러보려(?) 진심을 담아냈다.


그건 광기다ㅋㅋ, 그걸 왜 하냐ㅋㅋ, 또 그거 쓰냐, 감자 상병님 그거 왜 씁니까


수많은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를 뒤로, 어찌어찌 결국엔 성공해 냈다. 모든 간부님들과 친구들의 감탄을 들으며 자랑 스러이 포상휴가를 따낸 것이다!


감자의 첫휴가. 짧은 머리를 감추려 애쓰는 모습이다.




만감사 운동


만감사 운동에 들인 시간을 계산해 본다면, 넉넉히 해외여행 한 번 정도는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언뜻 봐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일에 도전한 것 같지만, 감자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포상휴가를 받는 것도 중요했지만 가장 큰 이유로, 콩자씨와 가족들, 모두에게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의 기준을 세우고자 무언가 하고 싶던 차였고 떨어져 지내며 혼자서 생각을 많이 해볼 수 있을 때, 놓치며 지났을 감사함을 맘에 새기고자 했던 것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삼만 가지나 감사하기 위해서는 잊고 살았던 부분까지 생각해내, 소중했던 일들을 찾아내야만 했다. 근 1년을 그렇게 감사의 조각을 찾아 떠나니 감사할 수 있는 기준이 눈에 띄게 낮아졌고, 매사에 감사할 수 있는 습관이 만들어졌다.


물론 군생활 특성상 가까운 분들을 그리워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지만, 그럼에도 분명 차이는 있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고 하듯, 감사 운동을 거듭하니 익숙해지기도 전에 소중한 일들을 간직할 수 있었다. 글로 쓰고 그 글을 또 한 번 눈으로 보며 각인이 되어갔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군생활 기간 동안, 콩자씨와 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잔뜩 가질 수 있었다. 그 덕에 할머니와 엄마께 매일매일 전화를 걸어 일상을 공유할 수 있었고, 어쩌면 군생활 이전보다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한 일을 매일 생각해내 매일 적고 매일 전화하며 쓴 시간은 결코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됐듯, 내게는 꼭 필요한 과정이자 내용들이었다.


매일매일 가졌던 그 시간, 반복의 힘이 발휘된 것이다!


첫휴가로 떠난 울산 태화강 국립정원




반복의 힘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소방 시험을 백일 정도 앞두고 있었다. 오로지 소방만 생각했기에 아무 대학교에도 지원하지 않았고 당연히 수능 시험장 또한 가지 않았다. 그렇기에 남들처럼 마음 편히 고등학교를 마무리하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졸업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친구를 통해 졸업장을 받았고, 당연히 친구들과 졸업사진 한 장 남기지 못했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 당시 감자에게 소방 시험은, 모든 것을 제쳐둘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일이었다.


몰입하다 못해 심취해 있었다. 스터디 플래너 가장 앞 쪽에는 전투력(?)을 올려줄 명언 몇 가지와 좋은 구절들이 적혀 있었고, 틈만 나면 뚫어져라 쳐다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공부를 시작할 때, 졸릴 때, 다른 생각이 날 때, 불안할 때, 흔들릴 때.. 수도 없이 그 페이지를 방문했다.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


“자신의 능력을 믿어야 한다. 끝까지 굳세게 밀고 나아가라. ”


“2018 소방 합격.”


친구가 졸업시켜 줬습니다


감자의 간절함은 스터디 플래너 첫 장으로 설명 가능하다. 최대한 맘이 요동치지 않을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세뇌하듯 되뇌었다.

“2018 소방 합격 2018 소방 합격 2018 소방 합격!”


현실을 처음 마주해 여유라곤 찾아볼 수 없던 어리숙한 그 시절, 평정심을 찾아줄 유일한 방법은 이것뿐이었다. 무작정 되뇌며 진정 내 것이 될 수 있도록 상상하고 의지를 다져나갔던 것이다.


너무 간절했던 나머지 2018년도 소방 합격이라는 말은, 당시 나의 마인드에 아주 큰 영향을 끼쳤다. 한계라고 생각한 공부 시간을 매번 뛰어넘었고 모르는 문제를 어떻게든 내 것으로 만들었다. 잠을 줄이는 일이 힘들지 않았고 2018년도에 합격만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결과는 아주 좋았다. 가장 오랜 시간 공들인 필기시험 결과도 좋았고 체력 시험 점수도 예상을 뛰어넘었다. 수억번은 되뇌었을 나만의 문장이,  세상의 것이 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ᕕ( ᐛ )ᕗ  합 격  ᕕ( ᐛ )ᕗ






요즘은 참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다. 무엇이든 가장 빠르고 편하게 해낼 수 있는 우리 세상 아닌가. 가장 빠른 다이어트 법, 따라만 하면 수익 창출하는 부업, 2023년 가장 핫한 적금 비교, 유튜브만 들어가도 온 세상 양질의 정보를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모두들 성공했는가. 다이어트와 부업, 저축, 효율적이고 현실적으로 잘 이루었는가 질문할 때,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피하기 힘든 우리들의 현실이다.


유튜브 화면 캡쳐


나를 간절하게 만들어줬던 반복의 힘을 유튜브에 검색해 본 화면이다. 사진에서 보듯, 이미 감자 말고도 반복의 힘을 말하는 이들이 많았고 다양항 방식으로 꿈을 실현 중이었다.


100일 동안 매일 100번씩 자신의 목표를 적는 운동도 있었고 100일 동안 매일 거울을 보며 목표를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나 말고도 이렇게나 많이 경험한 일이라니, 의심의 여지없는 힘이지 않은가.


확실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짧고 간결하게 정리해, 꾸준하고 최대한 많이 되뇌고 되뇌기. 그 속에서 자연히 따라오는 마인드와 목표에 대한 간절함. 보이지 않는 것만 남지만 가장 큰 것이 남는 일이다.


반복은 성공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꿈⭐️은 이루어진다


만감사 운동도 2018 소방 합격 되뇌기도, 어쩌면 정말 비효율적인 일이 될 수도 있었다. 감사 운동 적을 시간에 자기 계발을 했더라면, 합격 합격 합격 되뇔 시간에 한 문제 더 풀었더라면 말이다.


하지만 열정은 효율을 따질 수 없고, 성공만큼 확실한 효율도 없지 않나. 보장된 방법, 따라보는 건 어떨까.


나도 잊었던 간절함을 깨워 공책부터 한 번 꺼내봐야겠다. 나지막이 부자 되고 싶은 마음을 적고 떵떵 거리며 살아갈 미래를 그려볼까 보다. 물론 성공이 거들떠나 봐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저마다 가진 꿈, 성공의 끌어당김 속으로 휩쓸리기 바라며


저는 2030 부자 되기 시작해보겠습니다 ᕕ( ᐛ )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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