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영화관 '포포시네마' 프로젝트 진행기 ②
요즘 오프라인 매장 업계는 컨셉에 진심이어야 살아남는다는 말이 있다. 티비 광고의 시대는 지난 지 오래이고, 인스타 광고나 유튜브 광고, 네이버 블로그 후기글도 소비자들은 잘 믿지 않는다. 정말 제대로 만든 컨셉 매장에서 양성되는 '찐후기'만이 요즘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다.
포포시네마 컨셉은 그로서리 스토어(식료품점)이다. 어린 자녀들이 시장놀이, 요리놀이를 좋아하는 점, 포포시네마가 마트 안에 입점하는 점 등이 고려되었다.
잠시 우리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보자. 조막만한 손으로 모형 칼을 집어 들어 모형 파프리카를 썰고, 조그만 프라이팬에 모형 계란 프라이를 요리해 주던 그 시절. 우리 모두 누군가의 아내, 남편이 되어 장난감 부엌세트 앞에서 요리를 했었다. 요리놀이와 더불어 시장놀이 역시 빼놓을 수가 없다. 1개에 3,000원이던 당근이 2개에는 2,000원인 알 수 없는 계산법이 출현하던 우리의 시장은 웃음과 즐거움이 가득했었다.
포포시네마는 그런 즐거움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에서, 가정에서 시장놀이를 하며 느끼던 즐거움을 이곳에서도 느끼며 자연스럽게 영화관람까지 이어져야 한다. 인테리어를 담당한 YM디자인에서 우리의 이런 의도를 잘 파악하여 그로서리 스토어에 맞는 디자인 컨셉을 잘 잡아주었다. 특히 두 개 상영관이 디저트 컨셉의 스위트관과 과일&채소 컨셉의 프레시관으로 구성된 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인테리어 컨셉이 잘 잡혔으니 판매상품과 각종 소품에서도 곳곳에 그로서리 스토어 컨셉이 살아날 수 있도록 모노플렉스 팀원들과 수시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했다. 좋은 아이디어는 바로 소품과 운영안에 반영했다. 다양한 아이디어 중 최종적으로 채택된 것은 아래와 같다.
포포시네마 컨셉 극대화를 위한 아이디어(채택 안)
1. 키즈 장바구니 제공
2. 키즈 장바구니에 이름표 붙여주기
3. MD 진열장을 바구니로 사용하기
4. 채소, 과일 키링 판매 (진열만으로도 컨셉이 보이도록)
5. 포토존에 장난감 쇼핑카트 배치
고객들이 포포시네마를 경험하는 과정을 예상해 보면 다음과 같다.
부모님과 아이가 손을 잡고 홈플러스 김포풍무점에 새로 생긴 포포시네마란 키즈 영화관을 방문한다. 매표소에서 영화표와 야광제품이 담긴 장바구니를 받고 팝콘과 스낵류를 주문한다. 매점 제품을 기다리는 사이 옆에 있는 MD 장에서 귀여운 양모 채소과일 키링을 하나 집어 결제를 하고 아까 받은 장바구니에 달았다. 매점 제품을 받고 포토존에서 부모님과 귀엽게 사진도 한 장 찍는다. 영화시간이 다 되어 상영관에 입장했더니 알록달록 귀여운 영화관에 푹신한 빈백이 마음에 들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20분의 놀이시간이 있어 신나게 미끄럼틀을 타고 온 영화관을 뛰어다니며 놀다가 영화 시작 10분 전이 되자 야광댄스타임이 시작되었다. 아까 매표소에서 받았던 야광제품들을 착용하고 영상의 율동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든다. 야광댄스타임이 끝나자 영화가 시작되어 푹신한 빈백에 앉아 영화를 감상한다. 영화가 끝나고 영화관에서 나온 부모님과 아이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장바구니를 손에 들고 홈플러스에서 장을 본 후 집에 돌아간다. 즐거웠던 기억에 다음에 다른 영화를 하면 또 가야지라고 다짐한다.
예상처럼 고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모노플렉스 팀과 필자는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철거가 끝나고 목공 작업이 시작됐다. 인테리어 도면과 영사 설계 도면을 바탕으로 뼈대를 만드는 작업이다. 황량했던 공간에 틀이 잡히기 시작했다.
최근에 인테리어 관련 유튜브를 엄청나게 보게 되었다. 인테리어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 보니 전체 공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뭐라도 좀 봐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모노플렉스 팀에 인테리어를 담당하시는 분이 계시기에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PM으로서 공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중간중간 공정상에 발생하는 이슈나 인테리어 상 두 개의 대안이 있을 때 결정이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덕분에 이제는 기초적이나마 인테리어의 전체적인 공정 과정을 이해하게 되었고, 사용되는 대표 자재들이 무엇인지, 작업자들이 어떤 작업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치열하게 고민해서 고객들에게 좋은 영화관을 제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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