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단편소설) 솔양 했지만 사랑해! (9화)
# 아빠
나는 가장이다.
어떻게든 이 위기를 극복해야만 했다.
여러 날 이런 날이 올 거라 생각은 했었지만,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거라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 집사람에게 이야기를 들었을 때 불안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뭐라 이야기를 할지 어떤 것이 아빠 같은 건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순간 튀어나온 말이 우리 “여행 갈까?”였다.
그렇게 갑자기 우리는 여행을 가기로 했다.
아무런 계획도 없었다.
다만 언제고 우리 가족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었다.
환경이 녹록지 않은지라 그간 미루고 미뤘던 여행을 이렇게 가게 될 줄은 몰랐다.
우리는 다음 날 아침 어디를 얼마나 같은 기본 계획도 없이 무작정 자동차에 몸을 싣고 달아나듯 그곳을 떠났다.
한참을 말없이 달려가고 있는데 이정표에 숲 속 야영지 1.5k가 보였다.
무작정 그리로 향했다. 나는 서둘러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버릇처럼 에이미와 비숍을 불렀다.
“에이미, 비숍 아빠 좀 도와줘”“우리 이제부터 텐트를 칠 거야 우리가 모두 오늘 밤 이곳에서 잠을 자야 하니까 모두 힘을 모아 보자고 알겠는가?”“예 ~ ”여전히 에이미는 씩씩했다.
“비숍은 대답 안 해?”,“예”,“그리고 얘들아! 이리 모여봐라”,“우리는 남자고 엄마는 여자야 맞지!”,“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엄마를 보살펴 주어야 해요”비숍이 말했다.
“맞아 그럼 오늘부터 우리는 엄마의 호위 무사들이다.”
“잘 보살피고 지키도록” 알겠는가?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자 아이들도 덩달아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예 썰”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상황극을 자주 했던 터라 시작은 순조로웠다.
넘어지고 자빠지고 텐트 치는 건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비숍 그거 계속 잡고 있어.”, “에이미 망치하고 고정핀 가져다줘” 우린 무려 2시간에 걸쳐 텐트를
완성했다.
집사람이 안타까운 눈으로 쳐다보았지만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난 손재주가 없다.
텐트를 치기는 했는데 막상 완성하고 나니 배가 고팠다.
“에이미 엄마랑 있어라, 아빠하고 형하고 먹을 것 좀 사서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