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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처음 내 품을 떠나던 날,
잡은 손을 놓고도 한참을 바라보았단다.
군에 갈 때도,
늦은 밤 피곤한 얼굴로 돌아올 때도,
언제나 너를 기다리는 마음은
한결같이 무거웠단다.
그런데 이제는,
정말로 너를 보내야 하는구나.
네가 꿈을 찾아 나서는 길목에서
나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더 많이 사랑한다고,
내 아들이어서 자랑스럽다고,
언제나 응원한다고...
그 한마디조차
끝내 삼켜버린 게 미안하구나.
빈 방엔 네 흔적이 가득한데,
낡은 책상과 덜 마른 빨래,
네가 흘려둔 웃음소리도 없고
그저 주인없는 바람만이 가만히 머물러 있구나.
하지만 아들아,
아비는 언제나 너의 집이다.
길이 험해지면 돌아와도 좋다.
어깨가 무거워지면 쉬어가도 좋다.
나는 언제든,
이곳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
그러니 부디,
네 걸음걸음마다 햇살이 비추고
밤하늘의 별이 너를 비추길.
그리고 언젠가 문득,
따뜻한 바람처럼 다시 돌아오거라.
사랑한다. 큰아들 재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