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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나를 일으켜 세우며

by 서기선 Feb 14. 2025

길을 잃은 듯한 날들이 있다.

발끝이 무겁고,
숨결마저 바닥을 스칠 때면,
뒤를 돌아봐도
내가 걸어온 흔적들이
이정표가 되지 못한다.


고개를 들면
바람은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때론 거칠게, 때론 조용히
그러나 멈추지 않는다.

흩어지는 먼지 속에서도
잎새 하나 흔들리며 길을 찾는다.


넘어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넘어진 자리에서 그대로 멈출 때
그제야 길이 끝나는 것이다.


무너진 어깨를 다시 세우고
지친 발을 한 걸음 옮길 때
어느새 또 다른 바람이 등을 떠밀어 줄 것이다.


달릴 수 없다면 걸으면 되고
걸을 수 없다면 천천히 기어가면 된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것.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몰라도
한 걸음 더 내디딘 그 순간
너는 이미 전보다 더 강해져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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