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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다 Jul 22. 2024

6. 나를 해체해서 관찰하라

사실에 대한 나의 생각/감정/신체감각/행동충동으로 분해하고 분석할 것

Part 2.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기분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감정 편
Chapter 6. 내 감정의 패턴을 아는 것이 먼저다


"저는 비교적 간단하게 관찰자 입장이 되어 일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식적인 틀을 개발했습니다. 사실, 생각, 감정, 신체 감각, 행동 충동의 다섯 가지 요소로 몸과 마음의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즉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들었고, 그로 인한 신체 변화는 무엇이며,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지를 적는 것이지요. 왜 이렇게 복잡한 방법을 써야 하느냐고요? 우리는 감정에 따른 행동을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서 거의 의식조차 못 한 채 살아갑니다. (중략) 남자 친구가 전화를 안 해서 짜증이 납니다.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자연스러워 보이는 이 과정도 다섯 가지 요소로 나누어 살펴보면 문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사실: 남자 친구가 전화를 안 했다.

        - 생각: 그가 예전만큼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

        - 감정: 불안하고 화가 난다.

        - 신체 감각 : 쿵쾅대는 가슴, 달아오른 얼굴.

        - 행동 충동: 당장 헤어지자고 말해야겠다.


문제를 발견했나요? 남자 친구가 전화하지 않는 게 사랑이 식어서라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생각과 감정은 그것을 기정사실화하고 말았습니다. 여기가 바로 언제나 빠지고 마는 내 마음의 함정입니다. (중략) 감정은 다섯 가지 요소가 합쳐져 형성된 인식입니다. 이것을 하나하나 살펴보지 않은 채 뭉텅이째로 인식하면 감정이 드는 즉시 행동이 정당화되고 맙니다. 그가 전화를 안 했으니 화가 나는 게 당연하고 헤어져야 마땅하다는 결론이 납니다." (pp.118~119)


"다섯 가지 요소로 감정의 패턴을 살펴보면 내 마음의 오류, 잘못 걸려 넘어지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주어진 상황에 자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의식적으로 행동을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매 순간 선택의 여지가 많아집니다. 그럴수록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p.119)


"통제가 어려운 스트레스 상황에서 표를 작성해야 하며, 10~15차례 정도 작성해 보면 어려움을 겪을 때 나타나는 감정의 패턴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 상황과 사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 생각: 받은 인상, 아이디어, 해석, 기억, 예측

        - 감정: 한 단어로 말하자면?

        - 신체 감각: 체온, 긴장감 등의 변화

        - 행동 충동: 무엇을 해버리고 싶은지?" (p.120)


"인간은 자기만의 안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불행보다 모호함을 더 두려워하는 인간은 어떻게든 과거를 해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려고 합니다. 인과관계를 세워서 세상을 이해하려고 애씁니다. (중략) 문제는 자기만의 가상현실을 세상을 바라보는 무수히 많은 시각 중 하나로 여기지 못하고, 무조건 답이라고 믿기 시작하면서 생겨납니다. 자기 감정과 생각을 명명백백한 사실이라고 착각하면서부터 갈등이 시작되지요." (p.126)


"세상이, 타인이, 내가 하는 일들이 전부 내 뜻대로 이루어져야 정상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으면 가장 괴로운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나입니다. 세상일이 내 뜻대로 진행되어야 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중략) 인생의 가장 큰 괴로움을 뜻대로 할 수 없는 일을 뜻대로 해보려고 고집을 피울 때 생깁니다." (p.127)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할 때 삶은 한층 부드러워집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다른 것은 몰라도 내 마음만은 스스로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앞서 살펴본 다섯 가지 요소 가운데 '사실'을 뺀 나머지 요소(감정, 생각, 신체 감각, 행동 충동)는 의지에 따라 다르게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중략) 마음을 통제하는 일은 자기가 어떤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한발 물러서서 관찰하는 것입니다. 감정과 생각이 올아올 때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보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 처해서 '화가 난다', '억울하다', '옳지 않다'라는 감정과 생각에 휘둘려 자동으로 반응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중략) 그렇게 되면 우리는 편견과 집착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고, 자극에 따라 반응하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p.128)


"감정은 억누를수록 더 튀어 오르고,  생각도 안 하려고 애쓰면 더 떠오르며, 어려서 형성된 세상에 대한 믿음도 단번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런 '노력'이 오히려 기존의 세계관을 더욱 강화하는 악효과를 가져오지요. 내 마음을 통제한다는 것은 감정과 생각과 행동 충동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뜻입니다. '관찰자로서의 나'를 더욱 키운다는 의미입니다. 휘둘리지 않은 채 그냥 바라보면 감정도 생각도 행동 충동도 모두 알아서 조용해집니다. 억지로 없애려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큰 의미 없이 지나가는 일들일 뿐이니까요. 관찰자로서 내 힘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자동화된 감정 패턴에서 벗어나는 방법입니다. 억지로 나를 고쳐 쓰려고 하지 마세요. 나는 있는 그대로 나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무언가를 바꾸려고 할수록 내 마음도 자꾸만 엇나간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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