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인테리어 자재 비용과 실사용 후기
반셀프로 주방 인테리어할 땐 자재 선택이 어렵다. 실사용 후기가 없는 자재가 많기 때문이다. B2B로 거래되는 싱크대 상판 같은 자재는 카탈로그 외엔 정보 찾기도 어렵다. 실사용 정보를 소소하게 늘리기 위해서, 견적 받고, 구매하고, 사용해 본 주방자재 후기를 정리했다.
1) 선택지
싱크대 상판으로 쓸 수 있는 자재는 무척 다양하다. 인조대리석, 세라믹, 스테인리스, 엔지니어드 스톤, 콘크리트, 몰탈, 우드, 타일 등.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가성비가 높은 인조대리석이다. 나도 독립하고 쭉 인조대리석 상판만 써봤기에, 이번 기회에 다른 상판에 도전하고 싶었다.
2) 1번째 선택: 스테인리스 상판
백조싱크 3m 스테인리스 상판: 553만 원 (싱크볼 일체형, 시공비 포함)
주방 인테리어 자료를 찾아보며 1순위로 생각한 것은 스테인리스 상판이다. 부딪힐 때 소리가 크게 나고 관리하지 않으면 흠집이 눈에 띄는 단점이 있지만, 튼튼하고 오염에 강하기 때문이다. 싱크볼 일체형이라 싱크볼과 상판 접합부가 오염될 걱정도 없다. 하지만 상판만 500만 원이 넘어 마음을 접었다.
3) 2번째 선택: 엔지니어드 스톤
다음으로 고려한 것은 엔지니어드 스톤이다. 인조대리석보다 튼튼하고 오염에 강하며, 뜨거운 냄비를 올려도 괜찮다는 설명에 끌렸다.
우선 현대 칸스톤, LX하우시스 비아테라, 롯데 래디언스, KCC 센스톤 카탈로그를 모두 훑었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골라 견적 문의를 보냈는데, 이때 인조대리석 견적도 함께 물어봤다. 가격을 비교해 보니 엔지니어드 스톤이 인조대리석보다 2배 이상 비싸다.
가장 시공하고 싶었던 건 비아테라의 '칼라카타 골드'다. 하지만 받은 견적 중 가장 비쌌고, A/S 경험이 좋지 않다는 의견이 여럿 있어 고민했다.
4) 최종 선택: 세라믹
KCC 센스톤 울트라 2장 자재 및 시공비: 440만 원
결국 고른 건 KCC 센스톤 울트라다. 카탈로그 설명에 엔지니어드 스톤보다 열, 스크래치, 오염, 자외선에 강하다길래 궁금했다. 2021년에 출시된 듯한데 사용후기가 없어 고민하다가, 하자 생김 A/S 될 테고 인조대리석보단 낫겠지 하고 결정했다.
5) 품번 결정
문제는, 재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견적 문의하고 다른 자재랑 비교하고 디자인 고르는 사이에 자꾸 품절됐다. KCC 담당자님과 대화 내역을 보니 이렇다.
- 2/14 최초 견적 문의: '콘크리트 화이트' 재고 없음
- 3/12 '트래버틴 베인 화이트' 시공 요청: 재고 없다는 답변에 '트래버틴 미니멀 화이트'로 변경
- 3/22 실측 후 최종 계약금액 확정: '트래버틴 미니멀 화이트' 재고 없어졌다는 답변
- 3/26 그 사이 '콘크리트 화이트' 재고 6장 생겼다고 해서 2장 계약
상판 재고 때문에 계속 조마조마했는데, 운 좋게 가장 원했던 디자인으로 시공할 수 있었다.
6) 시공범위
자재를 1장 사면 싱크대 옆 벽을 채울 수 없어서 2장을 사야 했다. KCC 담당자님이 이 좁은 면적 때문에 2장 사는 건 아깝다고 걱정하셔서, 인조대리석을 올리려던 다용도실 하부장에 남은 자재를 올릴 수 있을지 확인했다. 다행히 모두 제작할 수 있었다.
아쉬운 건 인테리어 초기에 상판 자재 쪼개서 쓸 계획을 하지 못해서, 욕실 젠다이에 세라믹 상판을 못 올린 것이다. 젠다이에 들어갈 정도의 얇고 긴 자재 정도는 남았을 텐데. 이 생각을 상판시공 다 끝나고 했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남은 자재는 다 폐기됐다고 한다. 쓸 일이 있을 것 같으면 미리 받아두자.
7) 실사용 후기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줄눈이 없어 깔끔하다. 자재 크기가 3240*1620mm인데 우리 집에서 가장 긴 상판 길이가 3m기 때문이다. 신혼집은 미드웨이를 닦을 때 타일 줄눈에 뻑뻑하게 걸렸는데, 지금은 오염을 매끄럽게 쓱 닦을 수 있어 빠르고 편하다.
팔팔 끓는 냄비도 올려놓고, 상판 위에 바로 칼질해도 흠집 나지 않는 것도 마음 편하다. 소소한 칼질을 위해 도마를 쓰고 세척하는 게 귀찮았는데, 이젠 상판에서 바로 썰고 에탄올 뿌려 쓱 닦으면 된다.
아쉬운 점은 단단하다면서 벌써 1번 깨졌다는 것이다. 깨진 직후엔 눈치 못 채서 원인을 모르겠는데, 싱크볼 근처라 아마 스텐이나 무쇠 냄비의 충격을 받은 것 같다.
KCC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자재 하자는 아니고 사용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이후 A/S를 담당하는 자재업체에 연결해 주셨는데, "인조대리석은 무르다 보니까, 오히려 단단한 세라믹이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떨어져 나갈 수 있다"라고 답변 주셨다. KCC에 다시 연락해서 관련 내용을 설명한 곳이 있는지 물어서, 다행히 무료로 A/S 받을 수 있었다. 제품설명 믿고 비싼 자재를 샀는데,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깨진 부분 A/S는 에폭시 본드에 도료로 색을 맞춰 채워주셨다. 위 사진에 나왔듯,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티 나지 않는다. 비용이 20만 원 넘는다고 들었는데 30분도 안 되어 끝나서 좀 놀랐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자재와 스테인리스가 마찰하면, 살짝 까맣게 변한다. 하나의 점이 되기도 하고, 검은 가루를 뿌린 것처럼 변하기도 한다. 다행히 200방 사포로 문지르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
블룸 인티보 서랍재 4세트: 102만 원
문주 레일서랍 9세트: 약 70만 원
싱크대 하부장에 서랍이 많아지면 비용이 높아진다. 하지만 작은 주방이라 안쪽까지 살뜰히 쓰고 싶어 서랍을 많이 넣기로 계획했다. 첫 싱크대를 설계도에 서랍을 5단으로 그렸는데, 가구 대표님이 보시고 블룸 서랍을 추천해 주셨다. 속서랍까지 4단 서랍이며, 성능과 내구성이 더 좋다고 하셨다. 비용 차이는 약 30만 원.
블룸 좋다는 얘긴 많이 들었는데, 막상 선택하려니 속서랍 사용이 불편할까 봐 고민했다. 영림홈앤리빙 강남점에 가서 블룸 서랍을 열고 닫아봤는데 어느 정도 매력적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고민하다, 좋은 점은 써봐야 알 것 같아서 블룸을 택했다.
4개월 밖에 못 써봐서 아직 내구성은 모르겠다. 성능도 문주레일도 고장 없이 잘 썼던 지라 잘 모르겠다. 오히려 만족한 것은 속서랍 방식이다. 5단 서랍은 일단 5개의 선택지를 인식해야 하는데, 속서랍방식은 사용빈도 높은 것만 겉서랍에 두면, 대체로 2개의 선택지만 생각하면 되니 편하다.
가구업체 대표님이 추천해 주신 하츠 IB60S를 시공했다. 4개월 썼는데 특별한 장점이나 단점을 모르겠다. 처음엔 흡입력이 강한 하츠 SLH-160SCI를 골랐는데, 통후드라 미관상 아쉬울 것 같다고 하셔서 바꿨다. 환기가 잘 되는 집이라 흡입력 욕심 덜고 디자인을 택하길 잘했다.
백조싱크의 GD540 화이트법랑: 27만 원
싱크볼은 스테인리스, 인조대리석, 도기, 법랑, 엔지니어드 스톤 등이 있다.
일본 인테리어 책에 법랑 싱크볼이 자주 등장하는데, 내 눈엔 예뻐 보여서 백조싱크의 'GD540 화이트법랑'을 설치했다. 그리고 매우 후회하고 있다. 4개월 만에 법랑 곳곳이 벗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제품에 동봉된 바닥망에 마모되어서.
법랑 싱크대는 표면이 견고하고 마모에 강해서 오래도록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데 백조싱크에서 잘못 만든 건지 다른 법랑 싱크볼도 이런 지 잘 모르겠다. 싱크볼을 매립 설치해서 교체도 어려울 것 같다. 쓰다가 너무 거슬리면 코팅을 다시 할 생각이다.
로얄앤컴퍼니 RKSM30-A 뉴스완 블랙: 15.5만 원
더죤테크 슈티에싱크 80127 크롬 주방수전: 21.7만 원
수전은 내 설계 실수로 인테리어 끝나자마자 교체했다. 처음에 설치한 '뉴스완 블랙'이 너무 높아서, 상부장 밑에 설치한 식기건조대에 걸렸기 때문이다.
둘 다 잘 썼지만, '슈티에싱크'의 폭포수 수전 기능이 확실히 편하다. 과일, 야채, 넓적한 비닐, 수압 약하게 틀 고 싶을 때 쓰기 좋다. 폭이 좁은 싱크볼에도 더 잘 어울린다. 시행착오 비용이 아깝지만 바꾸길 잘했다.
수전은 가격대가 다양한데, 너무 저렴한 제품은 안쪽에 녹이 슬 수 있다고 한다. 먹을 물이 나오는 곳이니, 주방 수전은 품질이 좋은 것을 추천한다.
몬세라믹 고급 스텐 매립형 주방세제 펌프: 1.5만 원
매립 세제 펌프는 거의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수전과 색을 맞출 수 있을 정도의 다양함은 갖추고 있다. 나는 일반형보다 약 3배 비싸지만 용량이 크고 직선미가 있는 고급형을 구매했다.
매립 세제 펌프는 친정에서 써봤다. 1년에 1번 정도 세제통을 채웠는데, 곰팡이가 꽤 생겨서 으악했다. 그래서 신혼집 싱크대 새로 짤 땐 일부러 안 넣었는데, 없으니 또 불편했다. 세제통이 가벼워지면 펌핑할 때 자주 넘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엔 또 매립 세제 펌프를 시공했다. 싱크대 상판 주문할 때 타공도 미리 요청했다. 아쉬운 건 내가 산 펌프 주둥이가 짧아서, 펌핑할 때 수세미를 싱크볼 벽에 바짝 붙여야 한다는 것이다. 익숙해지니 크게 불편하진 않은데, 타공 할 때 주둥이 길이도 신경 써야겠다. 지금은 주둥이 긴 직선형 펌프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바흐만 트위스트 2구: 13.8만 원
바흐만 듀오 2구: 12만 원
르그랑 매립 2구: 8.8만 원
한샘 빌트인 2구: 7.2만 원
인채널 빌트인 2구: 5.1만 원
하이엔드 부엌 인테리어엔 바흐만 트위스트 2구 콘센트를 많이 쓴다고 한다. 내 취향은 아니라서 같은 회사의 사각 콘센트를 설치했다. 다른 회사 제품들도 알아봤는데, 바흐만 디자인이 가장 심플했다.
바흐만 2구 콘센트는 각각 따로 여닫을 수 있어서 우리 집 생활패턴에 맞는다. 1구엔 절전 멀티탭을 끼워 전자오븐레인지 콘센트를 꽂았다. 나머지 1구는 평소에 닫아두고 쓸 일이 있을 때만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