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인테리어 비용과 반셀프 설계방법
천장부터 바닥까지 집의 바탕을 만들었다면, 드디어 내용물을 채워 넣을 차례다. 그중 가장 신경 쓸 게 많은 싱크대부터 공략해 보자. 비용과 설계방법을 정리했다.
1) 리폼
싱크대 필름 시공: 50 ~ 70만 원
싱크대 문짝 교체: 100 ~ 120만 원
싱크대 하부장 높이 조정: 현장에 따라 상이
싱크대 상하부장 내부는 멀쩡한데 문짝이 손상되었거나, 상하부장의 색만 바꿔도 될 것 같다면 부분 리폼을 추천한다. 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다.
2) 철거
싱크대 철거비: 10~15만 원
글쓴이의 주방 종합 철거비: 18만 원 (주방 싱크대, 장식장, 오븐, 식기세척기, 김치냉장고, 식탁)
싱크대만 바꿀 경우, 시공업체에 철거를 맡기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기성품 가격에도 철거비가 포함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체 인테리어를 한다면, 철거 공정에서 싱크대까지 모두 뜯는 게 좋다. 싱크대에 가려진 벽과 바닥의 상태를 확인하고 대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기성품 설치
닥터싱크 1자형 1.4m 이하 철거 및 시공비: 112만 원
닥터싱크 ㄱ자형 4.4m 철거 및 시공비: 368만 원
현대 리바트 1.5m 싱크대철거 및 시공비: 약 200만 원
현대 리바트 4m 싱크대 철거 및 시공비: 약 400만 원
이케아 4.3m 싱크대 시공비: 약 475만 원
업체가 미리 규격대로 제작해 둔 제품을 구매하면, 빠르고 쉽게 새 싱크대를 설치할 수 있다. 대신 자재가 아쉽거나, 자재는 같지만 브랜드값이 붙는 경우가 있다. 시간 여유가 된다면 맞춤가구 견적을 받고 가격을 비교한 후 결정하는 걸 추천한다.
4) 주문제작 설치
싱크대를 주문제작하면 크기와 자재에 따라 비용이 크게 달라진다. 30평 기준 300~400이면 저렴한 편이고, 비싸면 몇 천만 원이 필요하다.
반셀프 인테리어를 할 땐, 어떤 선택이 싱크대 시공비를 높이는지 알아두면 예상치 못한 높은 금액에 견적을 다시 요청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주방 인테리어 견적을 공개한 사례를 참고하면, 고급 주방 가구에 사용된 자재는 이렇다.
- SE0 등급의 친환경 몸통, 도어
- 블룸 인티보 시스템
- 고밀도 18T MDF
- 우레탄 6면 도장
이 자재를 써서 아래와 같이 주방을 바꾸는 비용은 다음과 같다.
한샘 키친바흐 맨하탄: 4,263만 원
이케아 활용 맞춤제작 by 선우키친: 2,309만 원
영상의 세부 견적을 보면, 아일랜드, 세라믹 상판(라사 화이트), 벽체, 싱크볼, 수전, 붙박이장, 철거, 손잡이, 시공비를 합산한 금액이다. 주방후드와 가전제품은 별도라는 얘기다. 실시공 영상을 보니, 서랍이 많아서 더 비싸졌을 것 같다.
5) 반셀프 실사용 금액 (2024년 2~4월)
나는 본주방 3m 상하부장과 기기에 528만 원, 보조주방 하부장에 50만 원, 전체 상판과 미드웨이에 440만 원, 싱크볼 일체형 초음파 식기세척기에 246만 원 써서 아래와 같이 싱크대를 설치했다.
신혼집에서도 부분 인테리어 예산 500만 원 중 300만 원을 주방에 썼는데, 이번 전체 인테리어 예산에서도 주방의 비중이 높다. 미래의 내가 부담해야 하지만 최소 10년의 살림 효율을 높였고, 주방을 볼 때마다 행복해서 투자한 가치가 있다.
1) 셀프 실측
싱크대를 설치할 공간의 가로폭, 깊이, 높이를 직접 줄자로 측정한다.
2) 하부장 높이 결정
싱크대 하부장의 높이는 주로 이용하는 사람의 키와 자세에 맞춰야 한다. 위와 같이 계산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쓰는 책상이나 싱크대에 책으로 높이를 바꾸며 도마와 싱크볼을 사용하기 편한 높이를 찾아보자.
내 키는 163cm로, 계산식으로 정한 높이는 84.76 ~ 86.5cm다. 하지만 이 높이는 내겐 불편하다. 허리디스크 겪은 후 몸통을 바로 세우는 습관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집 하부장은 신혼 때부터 쭉 92cm로다. 나보다 키가 큰 남편도 쓰기 편해서 둘 다 만족한다.
참고로 한국가구시험연구원에서 인증한 가정용 싱크대 표준 높이는 85cm다. 과거 여성 평균키인 155 ~ 160cm에 맞춘 거라 한다. 하지만 현대인의 키가 커지고, 부부 공동 가사분담률이 높아져서 싱크대를 높이는 추세인 것 같다. 가구업체 대표님도 처음엔 87cm를 추천해 주셨다.
3) 미드웨이 높이 결정
미드웨이는 상하부장 사이 비워둔 공간의 높이를 의미한다. 보통 70cm로 시공한다.
4) 상부장 높이 결정
상부장의 높이에 따라 주방 분위기가 달라진다. 천장 높이까지 시공할 경우, 높이는 (전체- 하부장 - 미드웨이) 높이로 자동 계산된다. 상부장 위에 여백을 둔다면 높이를 직접 정해야 한다. 상부장을 없애고 선반을 설치하거나 여백의 미를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5) 시공업체 선정
- 상하부장의 가로 x 깊이 x 높이
- 하부장 서랍 개수
- 자재 등급 (SE0, E1, E2)
일단 위 내용만 가지고 여러 가구업체에 견적을 문의한다. 블룸 하드웨어를 놓고 고민 중이라면, 블룸 쓸 때와 안 쓸 때의 2가지 견적을 한 번에 달라고 요청하는 게 비교하기 편하다.
견적을 받으면 직접 고를 자재를 제외한 비용을 항목별로 비교한다. 금액이 혼자 튀는 업체를 파악하기 쉽다. 책정한 가격이 합리적이고, 소통할 때 느낌이 좋았던 업체에 실측상담을 요청하자.
6) 실측상담
업체 담당자가 현장에 오면, 제작에 필요한 각종 치수를 재고, 싱크대 상판과 필름 샘플을 보여준다. 담당자가 치수를 잴 때마다 측정값을 구두로 물어보고, 따로 메모해 두는 걸 추천한다. 여러 이유로 필요할 수 있고, 업체에서 도면을 보냈을 때 오류가 없는지 교차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판과 필름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직접 고른 다른 제품으로 시공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가능하면 가구업체 옵션을 택하는 게 시공 과정에 신경을 덜 쓸 수 있다.
가구업체 실측 땐 싱크대뿐 아니라 붙박이 등 다른 맞춤가구도 함께 상담한다. 맞춤가구를 넣을지 고민이라면, 일단 실측해 보고 가격을 받아두자. 내 경우 꼭 주문제작해야 하는 가구가 있었는데, 온라인 최저가랑 별 차이 없어 계약한 업체에 의뢰했다.
7) 상하부장 구조설계
#설계도 그리기
업체의 실측값으로 상하부장 구조를 설계한다. 손으로 그려도 되고, 편한 툴을 사용해도 된다. 나는 구글시트로 모눈종이를 만들어 설계도를 그렸다. 모든 열 크기를 25로 바꾸면 된다.
싱크대 제작 방식을 모르는 일반인이 크기를 정확히 설계하는 건 불가능하다. 어떤 싱크대를 만들고 싶은지, 어떻게 쓰고 싶은지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는 데 집중하자.
#집기목록 만들기
주방가전과 식기건조대, 수전, 세제, 콘센트, 각종 타공 위치 등 주방에서 사용할 것들을 모두 고려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콘센트 위치 생각 못해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도면 하단에 지금 가진 것과 앞으로 살 것의 목록과 크기를 메모해 두면 유용하다.
#조리공간 확보하기
요리를 자주 한다면 싱크볼과 인덕션/가스레인지 사이의 조리공간을 최대한 넓게 확보하자. 조리과정이 편해진다. 좁은 주방에서 조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내가 쓴 방법은 이렇다.
- 싱크볼 위치 이동
- 싱크볼 폭 줄이기
- 식기건조대는 벽이나 상부장에 부착
- 가스레인지 대신 인덕션 (사용하지 않을 때 조리공간으로 쓸 수 있어서)
신혼집 싱크볼은 폭이 88cm였는데, 이번에 54cm로 줄였다. 예전에도 반은 식기건조대 걸치고 썼기에 4개월 동안 불편 없이 쓰고 있다. 덕분에 조리공간을 90cm로 넓게 쓴다.
#서랍 만들기
하부장 수납공간을 효율적으로 쓰려면 서랍형이 유리하다. 깊은 곳의 물건도 쉽게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요잉 높아져서 부담스럽다면 일단 여닫이장을 시공한 후, 슬라이딩 수납용품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로봇청소기 수납
직배수 로봇청소기를 쓰면 급수와 오수처리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생활효율이 높아진다. 직배수관을 연결할 수 있는 싱크대 하부장에 직배수 로봇청소기를 수납하면, 깔끔하게 가릴 수 있다.
8) 최종 도면 확인
업체에 내가 그린 설계도를 전달하면, 실제작에 사용할 도면을 최종 치수와 함께 전달해 주신다. 내 의도와 다른 게 있다면 왜 바뀌었는지 물어보고, 가능하다면 다시 조율하자. 업체 도면 그대로 제작되기 때문에 구석구석 꼼꼼하게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