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만 아름다운 핵개인 '치히로상'
나의 소설 '가족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었어'(지상, 문학수첩, 2025)가 나온지 이제 2개월이 되어 간다. 홍보가 덜 되어서인지, 사람들이 관심없는 분야라서 그런지, 아마도 제일 중요한 이유겠지만 내가 아직 소설가로서 지명도가 낮아서인지 반응이 미미하다. 여행작가로서 30여년 동안 26권의 여행기, 에세이를 썼다는 이력은 다른 분야로 오는 순간 다 쓸 데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런데 많이 아쉽다.
주인공 두명은 작년에 나온 '무인카페'(지상, 문학수첩, 2024)에서 이어지는데 작가와 작가지망생이다. 그런데 주제는 '핵개인 가족'들이 겪는 고민들을 어떻게 극복하며 살 것인가이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이제 점점 해체되어 간다. 부모자식간, 부모형제간 모두...사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관심가질 만한 주제인데...외롭지 않은가? 막막하지 않은가?....가족의 껍데기를 썼어도, 사실 거의 모두 해체되어 간다. 옛날 같지 않다.
우리의 리얼한 모습이다.
그런데 넷플릭스에서 본 일본영화 '치히로상'은 나의 소설과 짝궁 영화라 할 정도로 그런 문제를 다루고 있다.
'치히로 상'이 더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나는 좋은 영화, 좋은 소설 보면 열심히 소개한다. 그런데 지금 팔이 아파서 글을 길게 못 쓰겠다. 영화를 직접 보시면 된다. 넷플릭스에서.
치히로 상
영화CALL ME CHIHIRO2023
처음에는 내 혼자 보고, 좋아서 아내와 함께 다시 보았다. 아내도 감동적이고 재미있다 했다.
성매매업, 맛사지걸로 근무한 치히로상(그녀의 아픈 과거는 자세하게 나오지 않는다.)도 가족과 유리되고
(어머니가 돌아가셨어도 장례식장에 가지 않는다.)
벤또 집 노 부부도 딸과 사이가 안 좋다. 오히려 거기서 일하는 치히로 상과 더 가깝다.
미혼모의 아이도 외롭고, 중산층의 딸인 소녀도 외롭고, 그외의 인간들도 다 외톨이다.
이혼하고, 혼자 살고, 쓸쓸하고...그런 인간들을 치히로 상이 품는다. 아름답다.
(내 소설에서도 핵개인들이 어떻게 가족을 만들어가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2023년도에 일본에서 이런 영화가 나온 것을 보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도 이슈가 될 만하다.
아니, 실제 생활에서는 이미 다 그런 상황이 되었다. 한국 영화는 그런데 조폭, 드라마틱한 이야기, 왕따, 잔인함...그런 것들이 많다. 자극적이고 드라마틱하고 재미있다. 스토리가 탄탄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나는 점점 그런 거 보기가 버겁다. 부담스럽다.
반면에 잔잔한 대만 영화, 일본 영화가 편안하게 다가온다. 특히 일본은 우리보다 고령화, 핵개인화가 더 진행되어서, 이들의 문제를 더 실감나게 표현하는 것 같다. 직접 보시기 바란다.
이런 문제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나의 소설 '가족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었어'도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현재 진행형, 우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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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브런치 스토리는 소설가 지상, 여행작가 이지상의 스토리입니다.
문학수첩에서 작년에 '무인 카페(2024)' 올해 '가족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었어'(2025)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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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었어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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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었어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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