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플레이리스트 5p
새벽 1시 58분. 나의 단짝의 휘청거림을 막아내려 안달냈다. 각자 소주 3병 정도를 마신 우리는 집에 들어와서도 냉장고 속 소주를 꺼내며 다시금 소주를 마시자고 했다. 한 병 그리고 두 병. 어쩌다보니 이제 세 병. 세 병 째가 되니 그제서야 눈이 풀리고 머리를 부드러운 쿠션에 맞닿고 싶은 그녀의 머리를 막아선 채 그녀의 침실로 향했다. 그녀의 침실에서 무얼하지 않았다. 아니. 무얼하였다.
사실 그녀를 향한 마음은 정말 소중하고 고귀했다. 손편지에 그럴 듯한 농담, 그녀를 웃음을 책임지는 나의 몸개그? 나는 그녀를 정말 사랑했다. 그리고 지금도 사랑한다. 그러나 단번에 몰려오는 감정은 주체가 되지 않았다. 그녀와 나는 뜨겁게 1년 가까이 되는 삶을 함께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소개해 줄 노래처럼 예쁜 목걸이나 멋진 차는 내게 사치였다. 정말 좋은 장소에서 좋은 추억을 전해주고 싶은 그녀에겐 내 생활이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그녀를 침대에 눕힌 후 눈꺼풀 무게를 못 이겨 잠든 그녀 앞에 앉아 한참동안이나 하소연을 둘러댔다.
나는 정말로 너를 사랑해.
남들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내 모든 것을 너에게 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그래서 정말 미안해.
너에게 걸맞는 사람이 되지 못해 미안해.
나는 사실 너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내 진실된 마음밖에 없거든.
사랑하는 마음만 너에게 줄 수 없으니 내게 화가 많이 나.
괜찮다고 나만 있으면 된다고 하지만..
너에게 많은 것을 못해줘 미안해.
그녀가 들었을 지 못 들었을 지는 내게 상관이 없다. 그저 그냥 내 깊은 마음 속 한 2번째 방에 있는 문장들을 둘러댔을 뿐이다. 침실을 나와 쓰는 거실은 왜이리 평안하고 안정된 느낌일까. 조금은 꿉꿉하지만 이 노래와 함께라면 잠을 청할 수 있을 것 같다.
2AM - 이 노래
줄 수 있는 게 이 노래밖에 없다
가진 거라곤 이 목소리밖에 없다
이게 널 웃게 만들 수 있을진 모르지만
그래도 불러본다 니가 받아주길 바래본다
예쁜 목걸일 사주고 싶지만 멋진 차를 태워주고 싶지만
예쁜 옷을 입혀주고 싶지만 오 난 좋은 곳에 데려가고 싶지만...
습관적 글쓰기를 위해 하루를 기록합니다. 하루동안 제게 입력된 생각이나 상상의 순간들 어쩌면 일기일지도 어쩌면 소설이 될 수도 있는 이 글은 하루의 끝 쯤 하루를 확인할 수 있는 영수증 정도 되겠네요. 영수증을 확인하면서 음악도 소개해드릴게요. 영수증 플레이리스트 <영플리> 지금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