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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램즈이어 Jun 07. 2024

아리따운 소매치기

카라바조 <점쟁이 집시>, 시칠리아 풀리아 여행기

로마에 도착하니

버스 내 되풀이되는

가이드의 주의와 당부


이곳은 소매치기와 공생하는 도시입니다


옷에 얼룩이 묻었네요 하며

다가오


유모차의 젊은 어머니가 도와달라 호소하고


수학여행 유럽 소녀 코스프레

방탄(BTS) 좋아해 하며

어깨동무 셀카 할 때


지갑은 조용히 사라진단다


혹 발각된 십 대 소년 소녀는

다음날 아침 훈방이라니


드디어 미술관 도착

잔소리에 해방되어

즐거이 그림을 감상한다


카라바조 초기의 작품

거대한 성화 아닌

반가운 생활 속 풍경이다


그림 옆 설명문을 읽어 나간다


애송이 나는 기사 청년

수줍은 듯 손 내밀고

집시 아가씨 조심스레

장래 운세 알려주네


앗!

여기에도 적혀있는 소매치기 사례 

역시 로마는 이 분야까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청년 지의 가락지를

슬며시 빼가는 중이라고 

 

---

 16 세기 후반 로마의 광장이나 골목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일상의 한 풍경을 그림으로 표현해 놓은, 카라바조의 꽤 혁신적인 작품이다. 속임수거짓 예언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메시지와 함께. (옆 영문 설명 중에서)


 카라바조가 로마에서 미술가로 경력을 쌓기 시작하던 초기 작품이라 비교적 밝고 경쾌하다. 신인 시절 그가 실력을 인정받게 되는 몇 작품들 중 하나이다.

카라바조의 <the Fortune Teller>, oil on canvas 1597, Rome Capitoline Museum
<St. Francis in Meditation> 1606, oil on canvas, Rome Capitoline Museum

 

** Photo by Lambs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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